①사람의 행태나 행색을 낮잡아 이르는 말. 꼬락서니(꼴 보기 싫다). ②상황이나 형편, 처지를 낮추어 이르는 말(나 죽는 꼴 보고 싶어?). ③외견상 사물의 모양이나 됨됨이를 이르는 말(둥근 꼴 잎). ④소나 말에게 먹이는 풀. 목초(牧草). ⑤수량을 나타내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수량만큼 해당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한 명에 두 개꼴). ‘꼴’입니다.
그럼 ‘꼴불견(-不見)’은 뭘까요.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볼 수 없을’ 정도로 우습고 거슬린다는 뜻입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말이지요. ①에 不見이 붙은 형태인데, 눈앞에 벌어진 상황 따위를 눈 뜨고 차마 볼 수 없다는 뜻의 목불인견(目不忍見)과 의미가 비슷합니다. 그냥 不忍見이라고도 하지요. ‘차마’는 ‘참아’ 즉 참다(忍·참을 인)에서 온 말입니다.
꼴불견과 비슷한 말로 가관(可觀)이 있습니다. 경치 따위가 꽤 볼만하다는 말인데 ‘가관이군’처럼 남의 언행이나 행태를 놀리고 비웃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요. 불가관(不可觀)이라고 해야 할 텐데. 장관(壯觀) 또한 훌륭하고 장대한 광경을 뜻하는 말이지만 남의 상태나 행동거지를 얕잡아 이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가관이나 장관, 대단한 역설입니다.
사람이 꼴불견을 면하는 것 중 하나가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아는 일입니다. 요즘 그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하는 짓이 우스워 차마 볼 수 없는 ‘꼴불견’
입력 2016-09-02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