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모든 것을 걸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전했던 역사를 이어받고, 전진시켜내겠다”며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류의 차석(次席) 자리를 박차고 문재인 전 대표와 본격적인 대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안 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서 “동교동도, 친노(노무현)도, 친문(문재인)도, 비문도 뛰어넘을 것”이라며 “고향도, 지역도 뛰어넘겠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과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조봉암 선생은 물론 이승만 초대 대통령,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든 것을 걸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전했던 역사’라고 평가한 뒤 이를 이어받아 전진시키겠다고 했다. 산업화와 민주화 세대의 반목과 보혁(保革) 갈등, 영호남 지역감정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근현대사적 갈등을 통합하고 미래를 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어 “근현대사 100여년의 모든 미움과 원한을 뛰어넘겠다. 사랑은 사랑이어야 한다”며 “나아가 근현대사의 치욕과 눈물의 역사도 뛰어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 지사의 대권 도전 선언으로 더민주의 대선 레이스도 조기 점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야권 내 지지율 1위인 문 전 대표와의 주류 표심 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안 지사를 호평하는 주류 인사가 적지 않아 문 전 대표의 확고한 위치가 흔들릴 수 있고, 이에 대한 지지층의 격렬한 반발도 예상된다. 문 전 대표 측은 “출마를 환영한다. 경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선 시기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공직선거법은 현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 30일 전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를 치르도록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재·보궐선거(4월 12일) 30일 이전 경선을 치르면 안 지사는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해야 하고, 충남지사는 재보선 대상이 된다. 불과 한 달 뒤 막대한 선거비용이 드는 선거를 치러야 해 도덕적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사퇴 시 충남선관위 결정에 따라 연말 전국선거인 대선과 함께 재보선을 할 수도 있어 부담이 훨씬 덜하다. 당내에서는 대선 후보에 힘을 실어주려는 조기 선출안, 잠재 후보 기회 부여를 위한 반대 의견이 대립 중이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 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8일 전남 강진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회동한 데 이어 2일 광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한다. 이날엔 추 대표가 ‘2016 광주비엔날레’ 참석차, 안 지사가 광주시교육청 강연차 광주에 머물 예정이다. 여기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해 동시다발적 회동 가능성도 있다. 박 시장은 4∼12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6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총회 참석 후 대권 구상을 밝힐 전망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안희정 “친노·친문·비문 뛰어넘겠다” 대선 출사표
입력 2016-09-02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