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가봉의 알리 봉고 온딤바(57·사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아버지 오마르 봉고 대통령부터 내려온 가문의 반세기 장기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개표결과를 불신하는 시위대가 의회에 불을 지르고 재검표를 요구하는 등 정국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AFP통신은 지난주 실시한 대선 결과 봉고 대통령이 49.80%의 득표율을 얻어 48.23%를 득표한 중국계 장핑(73) 후보를 불과 5594표 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결과가 발표된 31일 밤 수도 리브르빌에서는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보안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봉고는 물러나라”와 “장핑이 대통령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자 3명은 보안군이 쏜 총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봉고 대통령은 “평화롭고 투명한 선거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은 재검표를 요구했다. 가봉 9개주 중 오트오고웨주 투표율은 99.93%(전체 59.46%)로 유독 높았다. 이 지역에서 봉고 대통령이 95.5%의 지지를 얻어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42년을 집권한 아버지에 이어 2009년 취임한 봉고 대통령이 향후 7년을 더 집권하면 모두 56년을 한 가문에서 통치하게 된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가봉 대통령, 代이어 반세기 집권… 5594표 차 재선
입력 2016-09-01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