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중국 대사관에서 지난 30일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로 중앙아시아 안보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 사업의 관문이자 핵심 지역이다. 중국은 이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시작해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를 거쳐 신장 지역으로 오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3개를 건설했다. 여기에 키르기스스탄을 통과하는 네 번째 파이프라인도 건설 중이다. 알렉산더 가부에프 카네기 모스크바센터 연구원은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번 공격은 중앙아시아의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중국이 그 타깃이 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러 발생 후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키르기스스탄 측과 전화통화를 통해 대테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5명이 부상한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많은 전문가는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무장 단체인 동투르크이슬람운동(ETIM)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위구르 무장단체는 중국 당국의 경계가 심한 신장 지역 테러보다는 해외 소프트 타깃을 목표로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거나 중앙아시아 극단세력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의 리웨이 반(反)테러 전문가는 “중국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대테러 협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침투하면서 안보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테러당한 中 ‘일대일로’… 키르기스 中대사관 자폭테러
입력 2016-09-01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