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전당대회까지 대립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당내 통합 행보에 나섰다. 추 대표를 비롯한 친문(친문재인) 지도부가 비주류와 갈등을 일으켜 당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먼저 몸을 숙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 대표는 1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가진 전·현직 지도부 조찬에 김 전 대표를 초대했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전대 당일까지 날을 세웠던 김 전 대표에게 “비대위가 있어서 4·13총선을 안정감 있게 치를 수 있었다. 이어달리기한다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그간 잘 되자고 한 얘기가 정돈이 안 된 채로 흘러나갔다면 이해를 조금 해 달라”고 말했다. 당대표 후보 시절 ‘선명한 야성’을 강조하며 김 전 대표와 선을 그은 태도에서 한 걸음 물러선 것이다.
추 대표는 김 전 대표에게 “대표님께 수시로 고견을 여쭙겠다. 집권을 향한 단일한 목표 속에서 많은 지도 편달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선 정국에서 김 전 대표에게 역할을 맡길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이는 당이 김 전 대표와 멀어질 경우 중도 확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추 대표의 화해 제스처에 “(당대표 선거 때는) 뭐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웃어 넘겼다. 본인이 발탁한 박경미 의원이 대변인에 임명된 것을 염두에 둔 듯 “대변인을 잘 골랐어”라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또 “경제민주화의 상징적인 몇 개 법안은 반드시 통과시켜서 국민들에게 ‘초지일관’이란 인상을 줘야 한다”며 자신이 발의한 상법개정안 통과 의지를 피력했다.
이 자리에 전임 지도부 자격으로 참석한 양승조, 정성호 의원은 새 지도부에게 추 대표 중심으로 뭉쳐서 분열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에 김영주 최고위원은 “군기반장이 돼서 최고위원회가 잘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당대회에서 추 대표에게 진 이종걸 의원은 조찬 참석자 명단에 올랐지만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김종인에 “지도편달 부탁”… 몸낮춘 추미애
입력 2016-09-01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