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협렵업체와 지역 상공인들은 자금 사정 악화와 일감 축소로 최악의 추석 연휴를 맞을 전망이다.
조합원들의 반대로 올해 임금협상 타결에 실패한 현대차 노사는 2일 교섭을 재개한다. 노사 모두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시일이 촉박한 데다 노조가 역대 최고 반대율로 잠정안을 부결시켰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추이를 쉽사리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24일에 타결한 잠정안은 78%가 넘는 압도적인 반대표로 부결됐다. 잠정안이 노조의 문턱을 넘지 못한 건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파업이 장기전에 들어가면서 울산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울산에는 1∼2차까지 총 500여개의 협력업체 4만여명이 근무 중이다. 현대차가 총 14차례 파업으로 현대차 협력사가 입은 피해는 현재까지 1조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과 분사를 저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을 압박할 수단 가운데 하나인 ‘파업 카드’를 꺼내들어도 조합원들의 동참률은 그리 높지 않다. 중공업이 추진한 그룹 3사 연대 공동파업도 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이 중앙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 명령으로 쟁의권 확보에 실패해 무산됐다.
중공업 노조는 추석 전까지 파업을 잠시 내려놓고 사측과 집중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노사는 총 2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와 중공업이 장기 파업에 들어가면서 경기 침체로 임금 체불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울산지역 체납 임금은 187억7300만원으로 지난해(135억3000만원)보다 38.7% 증가했다. 이 중 조선업종 체납액이 107억원으로 57%에 이른다. 조선기자재 업체의 휴폐업도 속출해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업체 100여곳이 문을 닫았다.
중공업 협력업체의 한 근로자는 “일감이 없으니 일터가 썰렁하다”며 “추석은 다가오는데 일감은 끊기고 월급까지 밀려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현대차·현대중 장기 파업… 울산 ‘울상 한가위’
입력 2016-09-01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