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보는 쇼핑 채널’로 여겨졌던 홈쇼핑이 젊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심야 생방송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마니아 상품들을 선보이고 1인 방송에 나서는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새벽 2시. CJ오쇼핑 채널에서는 불이 꺼진 화면과 함께 현란한 조명을 비추며 DJ가 디제잉 공연을 선보였다. 마치 클럽에 온 듯한 연출 화면이 생방송됐는데 이는 디제잉을 직접 할 수 있는 ‘디제잉 머신’을 판매하기 위한 방송 시간이었다. 45만9000원에 판매된 ‘고 디제이 디제잉 머신’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아이템이지만, 디제잉을 취미로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함을 주면서 준비 수량 20대가 모두 매진됐다. 20대는 보통 한 달에 팔리는 물량이라고 한다. 심야시간에는 주로 기존에 안정적으로 팔렸던 제품들을 재방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방송을 진행한 데다 홈쇼핑 ‘주고객’층이 아닌 새로운 연령대 소비자를 위한 상품을 판 것이다.
CJ오쇼핑은 아예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오덕후의 밤’을 고정 편성해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선정하고 방송에 나서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1일 “다양하고 빠르게 전파되는 젊은 고객층을 잡기 위해 덕후문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2030세대들도 이제는 문화의 하나로 홈쇼핑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홈쇼핑은 주부들이 메인 소비자층이었던 만큼 이들에게 익숙한 토크쇼 형식 등의 소통형 방송이 다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업체들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활용한 상품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S홈쇼핑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GS샵’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날방’을 운영 중이다. ‘왕눈이’ 등의 별명을 적은 명찰을 달고 젊은 쇼호스트들이 짧은 영상을 올리고, 단순히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활용 팁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오리고기를 판매하는 방송의 경우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을 소개하며 ‘먹방’에 나서는 형식이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을 방송 중에 읽으며 소통하기도 한다.
현대홈쇼핑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서 지난달 2일부터 매주 화요일 생방송 ‘굿럭템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TV홈쇼핑보다는 SNS에 더욱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 21일 ‘3CE 립스틱’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방송 직전과 비교해 매출이 7.8배 증가했고 2030 구매 고객도 4.9배 늘어났다. 현대홈쇼핑 측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SNS를 통한 생방송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기획] 주부 이어 젊은층과 소통… 홈쇼핑의 ‘무한 변신’
입력 2016-09-02 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