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나란히 3연승을 질주하며 순위표 상단을 점령했다. 시즌 초반 판세가 ‘3강 체제’로 굳어가는 모양새다. 재미있는 사실은 3팀 모두 새로운 감독이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는 3경기에서 9골(3실점)을 몰아치며 선두에 올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정복한 ‘우승 청부사’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시즌 다양한 전술을 시도했다. 선수들이 낯설어 할 스리백도 실험했다. 과거 FC 바르셀로나 고유 색깔을 바이에른 뮌헨에 입히려고 노력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패스 게임을 통한 경기 지배와 조직적 압박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그의 전술이 이번 시즌 초반엔 잘 통하는 것 같다. 맨시티는 ‘펩 효과’를 앞세워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유럽을 호령하는 수벌 클럽으로 성장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2014-2015 시즌 우승팀 첼시에게 10위로 추락한 2015-2016 시즌은 악몽이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처럼 한 팀을 오랫동안 이끌 명장을 원했다. 그가 바로 무너져 가던 유벤투스와 이탈리아를 재건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었다. 콘테 감독은 이번 시즌을 대비해 전술 변화를 꾀했다. 4-2-3-1에서 벗어나 4-4-2와 4-2-2-2 등을 실험했고, 유벤투스 시절 가동했던 스리백까지 꺼냈다. 첼시로서는 에당 아자르와 디에고 코스타의 부활이 절실하다. 두 선수는 2014-2015 시즌 각각 리그 14골과 20골을 기록했으나 지난 시즌엔 4골, 12골에 그쳤다. 첼시는 이번 시즌 3경기 7골(2실점)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맨유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퍼거슨 감독이 떠난 후 휘청거렸던 맨유는 명예회복을 위해 주제 무리뉴 감독을 영입했다. 무리뉴 감독은 퍼거슨 전 감독의 대를 이을 만한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베테랑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세계 최고 중앙 미드필더로 꼽히는 폴 포그바 등을 영입해 팀의 체질을 확 바꿨다. 에레이비시, 세리에 A, 프리메라리가, 리그앙 등 유럽의 주요 리그를 석권한 ‘리그왕’ 이브라히모비치는 올해 35세이지만 처음 접한 프리미어리그에서 3경기 3골이라는 놀라운 득점 행진을 하고 있다. 맨유는 3경기에서 6골을 넣는 동안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탄탄한 수비 역시 맨유의 자랑거리다.
반면 전통 강호 아스날과 리버풀은 1승1무1패로 고전하고 있다. 6골 5실점인 아스날은 8위에, 5골 6실점인 리버풀은 11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지난 몇 년 동안 우승컵을 가져오라는 팬들의 성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우승하지 못한다면 감독 자리가 위태롭다. 지난해 10월 리버풀 사령탑에 오른 위르겐 클롭 감독은 분데스리가에서 주목받았던 신인들을 대거 불러 새판을 짰지만 시즌 초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태현 기자
EPL 신임 사령탑 3인방 초반 잘나가네
입력 2016-09-01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