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기억이나 추억은 우리로 하여금 신앙의 곁길로 가는 것을 막아주고, 신앙을 곧게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천사가 보여준 환상을 본 후 다니엘은 천사의 지시대로 이 환상을 간직합니다.
26절 “이미 말한 바 주야에 대한 환상은 확실하니 너는 그 환상을 간직하라 이는 여러 날 후의 일임이라 하더라”에서 ‘간직하라’는 히브리어로 ‘스톰’입니다. 어떤 것이 필요한 날까지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 ‘환상을 기억하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첫째, 환상을 간직하고 그 뜻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다니엘은 8장 전체에서 환상을 보지만 본문에서 기록되어 있듯이 그것이 진정 어떤 뜻인지 자신을 포함한 누구도 깨닫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이에 나 다니엘이 지쳐서 여러 날 앓다가 일어나서 왕의 일을 보았느니라 내가 그 환상으로 말미암아 놀랐고 그 뜻을 깨닫는 사람도 없었느니라.”(27절)
환상 속의 숫양과 숫염소가 이방 왕들을 뜻하는 것은 알겠지만 이 사건이 이뤄지는 그날이 언제인지, 얼마동안인지 도저히 알지 못했습니다. 정확한 해석은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의 가슴에 새긴 이 환상은 다니엘로 하여금 계속 기도하고 탐구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 환상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신앙의 사람은 주신 말씀과 기억을 간직하고 꾸준히 기도합니다. 또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믿으며 꾸준히 믿음의 분량을 채우는 사람입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이 주신 환상이나 말씀, 소망을 많이 간직했어도 그 뜻을 모르고 깊이 묵상하거나 탐구하는 일을 게을리 한다면, 본문의 말씀처럼 예루살렘의 황폐함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진실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의 목적은 부단히 묵상하고 탐구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환상을 기억하라는 의미는 환상을 간직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환상을 보여주시며 원하시는 것은 예언의 결과대로 이스라엘, 유다를 멸망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환상 그대로 이루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자각하고 깨어 다시 회복하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 쓰고 회개와 회복을 간구해야 합니다. 긍휼을 구하고 자비를 구해야 합니다. 진정한 믿음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함으로 옮길 때 아름답게 꽃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환상과 말씀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더 깊이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알고 깨달았으면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박명순 목사 (화성 조암감리교회)
◇약력=현 ㈔엘림장애인선교회 대표회장, 기독타임즈 이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정선교위원
[오늘의 설교] 그 환상을 간직하라
입력 2016-09-01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