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리고 파리한 청춘이 아니라 잘 익은 사과처럼 발그레한 뺨을 떠올리게 하는 건강한 청춘의 심볼이 수지다. 그녀의 당당한 눈빛에는 어둠이 없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과 꿈이 느껴진다. 밝고 건강한 에너지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육체의 정점인 청춘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게 만든다.
꾸미지 않은 듯한 신선함과 자연스러움은 주위에서 흔히 보는 젊은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런 점이 수지가 ‘건축학개론’을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뜰 수 있었던 매력이다. 첫사랑은 청순하지만 여배우처럼 화려하지 않다.
그녀는 예쁘긴 하지만 평범한 여대생들이 그렇듯 뛰어난 미모라기보다는 초여름의 풋사과처럼 싱그러운 매력이 돋보인다. 이런 그녀가 삶에 찌든 아줌마가 된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언제까지나 처녀로 머물러 있을 것 같은 이미지다.
수지처럼 영원히 처녀의 이미지로 머문 여자가 있다. 바로 입다의 딸이다. 입다는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쳐들어 왔을 때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을 모아서 적을 쳐부수러간 인물이다. 그는 맹세하기를 내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내 집 문 앞에서 나를 처음으로 맞이하는 사람을 여호와께 번제로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왔을 때 집 앞에서 맨 처음 기쁨으로 춤을 추며 입다를 맞이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외동딸이었다.
입다는 슬픔으로 괴로워했지만 딸은 산에서 두 달 동안 애곡할 시간을 달라고 한 뒤 돌아와 여호와께 기꺼이 자신을 드렸다. 그녀를 죽여서 태워드리는 번제가 아니라 평생 성전에서 섬기는 처녀로 일생을 마쳤다는 설이 유력하다. 입다의 딸은 처녀로 남은 인물이다. 영원한 처녀라는 단어는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순결하고 청순한 처녀만큼 아름다운 존재는 없으니까 말이다.
남궁설민<의사·Back10 치유센터 대표원장>
[남궁설민의 스타미션] 배우 수지, 발그레한 뺨… 건강한 청춘의 심볼
입력 2016-09-02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