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래(한교연) 이영훈(한기총) 대표회장과 한국교회교단장회의 박무용 전용재 공동대표가 31일 발표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문’은 한국교회의 염원인 ‘하나 됨’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대표회장은 물론 두 기관에 참여하지 않던 예장합동의 총회장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의 감독회장까지 참여한 만큼 성사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교착상태 타개 위한 새로운 로드맵 제시=선언문은 이단과 기득권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한기총 한교연 통합논의의 판 자체를 뒤흔드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담고 있다. 한교연이 한기총에 들어가거나, 한기총이 한교연에 들어오는 개념이 아니라 ‘제3의 지대’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장감성순침(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침례교)’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큰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핵심 멤버인 기감의 감독회장까지 참여함으로써 사실상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매머드급 기구가 탄생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외에 주요 교단이 대부분 참여한 만큼 한국교회의 95% 이상을 포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는 한교연 3명, 한기총 2명, 기감 1명, 예장합동 1명으로 구성해 조화를 이루면서 대표성도 확보했다. 특히 예장합동과 기감에서 파송된 추진위원 2명은 한교연과 한기총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율적 의사결정 구조 갖춰=선언문에 따르면 통합의 최대 걸림돌인 이단과 기득권 문제는 사실상 사라진다. 이단에 연루되지 않은 정통교단을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데다 총회장 내지 증경총회장 급으로 추진위원을 구성함으로써 일부 기득권 세력의 개입여지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추진위에서 합의도출이 안 돼 한국교회의 연합이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도 2중, 3중으로 만들어 놨다. 과거 어느 때보다 성숙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평가된다.
그러나 통합의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단과 관련된 한기총 일부 인사들이 내심 통합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교연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부 전 대표회장과 위원장들이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일래 이영훈 대표회장은 선언문을 갖고 돌아가 각 기구의 임원회와 실행위원회, 총회를 설득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연합을 성원하고 있는 만큼 전망은 낙관적이다.
◇“과거 패러다임에 머물다간 도태될 것”=교계 인사들은 이번 선언의 역사적 의의를 높게 평가하며 총회를 앞둔 각 교단의 지지와 뒷받침을 당부했다.
장차남 예장합동 전 총회장은 “한교연이 통합논의에 적극 나서준다면 한국교회의 하나 됨은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며 “통합에 반대하는 한기총과 한교연 일부 인사들의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서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각 교단은 한국교회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상대방을 포용하면서 통합을 일궈 달라”고 부탁했다.
손인웅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명예회장은 “한국교회 전체가 동의하는 거대한 로드맵이 만들어졌다”면서 “과거의 분열과 기득권 패러다임에 빠져 한국교회 성도들이 요구하는 통합을 거부한다면 결국 해당 인사와 단체는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국교회 95% 아우르는 명실상부 대표기구 탄생 예고
입력 2016-08-31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