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매혹적이다. 우리를 낯선 세계로 데려다주는 게 이야기의 한 매력이라면, 이 책은 우리를 아주 멀고 이국적인 곳으로 데려간다.
그곳은 일단 노르웨이다. 유럽의 최북단, 북극과 가장 가까운 극북의 땅, 극야와 빙하, 그리고 빙하가 만들어놓은 협곡인 피오르의 나라, 오래된 해양문화와 서사가 존재하는 해양국가.
이 책은 또 심해 속으로 데려간다. 수천m 아래의 깊은 바다, 그 어둡고 원시적인 공간은 인간에게 늘 수수께끼였다. “지금까지 심해에 간 사람보다 우주에 간 사람이 더 많다. 우리는 달 표면은 물론이고 심지어 화성의 메마른 호수들도 안다. 하지만 심해의 삶은 아주 천천히 깨어나는 꿈과 같다.”
이 책은 노르웨이의 두 중년 남자, 한 사람은 작가이고 한 사람은 화가인 두 사람이 그린란드상어를 잡겠다며 고무보트를 타고 1년간 북대서양 바다 위를 떠돈 모험담이다. 그린란드상어는 다소 신화적인 심해상어로 몸길이는 8m까지 자랄 수 있고, 무게는 1t 이상 나가며, 최대 400년까지 산다고 알려진 세상에서 가장 큰 육식상어다.
그러나 이 책이 출간과 함께 노르웨이에서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모험담 때문이 아니다. 바다와 해양문화에 대한 아름답고 독창적인 묘사, 지적이고 탁월한 통찰, 그리고 신화와 역사, 과학, 문학 등을 총동원한 흥미진진하고 풍부한 서사야말로 이 책의 빛나는 부분이다. 유머러스하고 낭만적인 기질을 가진 저자는 독자들을 북극해로 데려가 육지에 고정된 시각을 해체하면서 육지의 문명보다 더 오래되고 심오한 역사와 이야기가 이 바다에 존재함을 느끼게 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책과 길] 깊고 아름다운 바다 이야기
입력 2016-09-01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