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AI 서비스에 국내 기업도 뛰어들면서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서비스 ‘누구(NUGU)’를 공개했다. 누구는 AI 서비스가 친구, 연인, 가족, 비서 등 고객이 원하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무선 스피커 형태의 기기 누구를 선보였다.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등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사람에게 대화하듯 말을 하면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준다. 현재 쓸 수 있는 기능은 음원 사이트 멜론을 통해 음악 듣기, 제습기, 조명, 플러그, TV 등 스마트홈 제어, 날씨·일정 확인 등이다.
“가을에 듣기 좋은 노래 들려줘”라고 말하면 “분위기 있는 음악 채널을 들려드릴게요”라고 대답한 뒤 음악을 재생한다. 재생 중인 노래 제목을 물으면 대답해주기도 한다. 목소리는 20대 여성으로 설정했다. 사용자 취향에 맞춰 팅커벨, 크리스탈, 아리아, 레베카 등 4개의 이름 중 하나를 골라 부를 수 있다. 향후에는 사용자가 이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가정용 누구로 고음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아이리버의 고음질 오디오 아스텔앤컨의 기술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가정용 누구를 오픈마켓 11번가에서 판매한다. 10월 말까지는 정상가보다 60% 할인된 9만9000원에 판매한다. 가정용 누구는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별도의 통신서비스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누구의 활용 범위를 쇼핑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1번가에서 말로만 간편 주문을 하거나 음식 주문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T맵, Btv 등 SK텔레콤의 다른 서비스와 누구를 연동시키는 것도 준비 중이다.
누구는 딥 러닝 기술을 통해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정교해진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한국어에 대한 자연어 데이터베이스를 많이 수집해왔지만 서비스 시작 후 얻게 될 데이터가 더 많을 것 같다”면서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실시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자연어 처리 기술을 연구해왔다.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200대의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구성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수집한 데이터는 주 단위로 AI에 학습시켜 반영시킬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차량용, 웨어러블형, 로봇형 등 다양한 형태의 누구 기기를 개발하고, 외부 개발자들이 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도구(API)를 개방할 계획이다. 2019년까지 누구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안착시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음악 선곡·날씨 안내, AI 기기가 척척
입력 2016-09-01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