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만 참석한 ‘반쪽’ 청문회… 재산 의혹 공세

입력 2016-08-31 17:53 수정 2016-09-01 00:14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승강이로 정회되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뜨고 있다. 이동희 기자
31일 국회에서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야당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틀 전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추경예산안을 처리한 것을 놓고 여야는 오전 내내 막말을 주고받았고, 오후 들어서야 시작된 청문회에 새누리당이 불참해 ‘반쪽’ 청문회가 된 것이다. 야당 단독 인사청문회는 제도 도입 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조 후보자의 배우자(변호사)가 2008년 8월부터 2010년 5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사건을 수임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해당 기간 조 후보자는 공정위를 피감기관으로 둔 정무위 소속 의원이었다. 조 후보자는 “배우자가 수임한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자료를 요청하거나 도와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재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더민주 신동근 의원은 “근로소득 기준으로 지난 5년간 조 후보자 부부가 세후 32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는데 재산은 4억원이 줄었다”며 “5년간 36억원, 1년 평균 7억2000만원, 한 달이면 6000만원, 하루 평균 200만원을 썼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해외로 송금한 자녀들 등록금과 임대료를 제외하면 저희 부부가 카드와 현금을 다 합쳐 쓴 돈은 한 달에 2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주 도종환 의원은 조 후보자가 2000년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로 연수를 가면서 초등학생이던 장녀를 데리고 간 것이 초·중등교육법에 위배되는 불법 조기유학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녀가 중·고교 재학 중 4년간 서울대 성악과 교수로부터 규정에 어긋나는 특혜성 개인 레슨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조 후보자는 “그 당시 법을 위반했다면 제가 변호사로서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방패막이’가 돼주는 여당 의원들이 없는 상태에서 의혹 제기와 해명만 반복되자 유성엽 교문위원장(국민의당)이 나서서 “장관이 되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말해보라”고 답변 기회를 주기도 했다.

앞서 오전엔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 유 위원장을 향해 여러번 “사퇴하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맞은편에 있던 더민주 손혜원 의원이 “닥치세요”라고 맞받았고 이 의원은 “뭐야? 멍텅구리. 수준 떨어진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을 향해 대뜸 “안 대표가 말해봐. 이게 새정치야”라고 고함을 쳤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