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에서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야당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틀 전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추경예산안을 처리한 것을 놓고 여야는 오전 내내 막말을 주고받았고, 오후 들어서야 시작된 청문회에 새누리당이 불참해 ‘반쪽’ 청문회가 된 것이다. 야당 단독 인사청문회는 제도 도입 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조 후보자의 배우자(변호사)가 2008년 8월부터 2010년 5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하는 사건을 수임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해당 기간 조 후보자는 공정위를 피감기관으로 둔 정무위 소속 의원이었다. 조 후보자는 “배우자가 수임한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자료를 요청하거나 도와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재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더민주 신동근 의원은 “근로소득 기준으로 지난 5년간 조 후보자 부부가 세후 32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는데 재산은 4억원이 줄었다”며 “5년간 36억원, 1년 평균 7억2000만원, 한 달이면 6000만원, 하루 평균 200만원을 썼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해외로 송금한 자녀들 등록금과 임대료를 제외하면 저희 부부가 카드와 현금을 다 합쳐 쓴 돈은 한 달에 2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주 도종환 의원은 조 후보자가 2000년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로 연수를 가면서 초등학생이던 장녀를 데리고 간 것이 초·중등교육법에 위배되는 불법 조기유학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녀가 중·고교 재학 중 4년간 서울대 성악과 교수로부터 규정에 어긋나는 특혜성 개인 레슨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조 후보자는 “그 당시 법을 위반했다면 제가 변호사로서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방패막이’가 돼주는 여당 의원들이 없는 상태에서 의혹 제기와 해명만 반복되자 유성엽 교문위원장(국민의당)이 나서서 “장관이 되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말해보라”고 답변 기회를 주기도 했다.
앞서 오전엔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 유 위원장을 향해 여러번 “사퇴하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맞은편에 있던 더민주 손혜원 의원이 “닥치세요”라고 맞받았고 이 의원은 “뭐야? 멍텅구리. 수준 떨어진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을 향해 대뜸 “안 대표가 말해봐. 이게 새정치야”라고 고함을 쳤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야당만 참석한 ‘반쪽’ 청문회… 재산 의혹 공세
입력 2016-08-31 17:53 수정 2016-09-01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