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자… 4價독감백신시장 3파전

입력 2016-09-04 19:30
제약사들이 4가(價) 독감백신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며, 관련 시장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을철 본격적인 독감백신 접종 시기를 앞두고 국내외 제약기업들이 4가(價) 독감백신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며, 관련 시장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4가 독감백신’은 기존 3가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돼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H1N1, H3N2)와 B형 바이러스 두 종류(야마가타·빅토리아)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 기존 3가 독감백신은 A형 바이러스와 B형 두 종 중 하나만을 포함해 개발됐다. 그러나 3가 독감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B형 바이러스 두 종류가 동시 유행하면서 보다 폭 넓은 예방 효과를 위해 4가 독감백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지난 2013∼2014년 시즌부터 4가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 폭넓은 예방효과를 제공한다고 발표해왔다. 호주는 노년층, 임신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4가 독감백신을 도입했고, 올해는 4가 독감백신만을 채택해 접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가 독감백신으로는 GSK 백신이 유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녹십자에 이어 올해는 SK케미칼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제약사들은 다른 백신과 차별화를 통해 백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 4가 독감백신을 가장 먼저 출시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세계 최초의 4가 백신이자, 출시 후 미국이나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백신이라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GSK 관계자는 “플루아릭스 테트라는 가장 보편적이면서 안전성이 검증된 유정란 백신이다. 이 백신은 미국 및 유럽에서 출시 이후 1억 도즈 이상 판매된 제품으로 독감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녹십자는 주사기 형태뿐 아니라 약병(바이알) 형태의 백신을 출시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4가 백신인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의 1회 접종분량을 1회용 주사기에 미리 담은 사전충전형주사기 제형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어 녹십자는 성인 10회 투여분을 바이알(약병)에 담은 다인용 제형으로도 지난 5월 보건당국 승인을 받았다. 녹십자의 경우 국내외 시장을 모두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허가된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는 기존 달걀로 제조한 유정란 백신과는 다른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백신이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접종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유정란 백신 제조 방식과 달리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기술을 도입해 제조과정에서 항생제 사용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전 연령 접종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국산 4가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만 3세 이상 전 연령에서 접종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 공급 물량이 한정돼 있으나, 잇따른 백신 출시로 인해 업체 간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공급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300∼2400만개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국내 독감 백신 수요량이 연간 1700만개이므로 공급물량이 약 700만개로 초과해 물량이 과잉공급되면 나머지 백신은 폐기될 수 밖에 없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