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대 車 생산 기지에 공장… 포스코, 태국 강판 시장 뛰어들다

입력 2016-08-31 17:43
31일 열린 태국 라용주 아마타시티 산업공단 내 자동차강판 생산 공장인 ‘포스코-TCS’ 준공 기념 코일 서명식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과 타나삭 파티마프라곤 태국 부총리가 코일에 휘호를 쓴 뒤 악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롯 카오캉 나이크랍, 롯 롯크랍(차가 들어오니 비켜주세요)!”

파란색 작업복을 입은 인부가 소리치자 5t 규모의 트럭이 공장 정문을 통과했다. 31일 오전 태국 수도 방콕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라용주(州) 아마타시티 산업공단. 작업복을 입은 인부와 물자를 실어나르는 차량으로 분주한 이곳은 각종 자동차 업체 및 철강사, 협력사 등 총 100여개 기업이 모여 있는 태국의 자동차산업 중심지다. 황량한 벌판 가운데 위치한 흰색 지붕의 공장에선 연간 자동차 2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부품과 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한 이곳에 국내 1위 철강기업 포스코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스코는 31일 아마타시티 공단 내에 연산 45만t 규모의 CGL(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인 ‘포스코-TCS’ 준공식을 열고 자동차 강판 생산에 돌입했다. 자동차용 고급 아연도금강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포스코-TCS’ 공장은 2014년 9월 착공 이후 총 3억 달러가 들어간 초대형 프로젝트다. 생산되는 제품은 도요타, 닛산, 포드 등 국제 자동차 회사 및 부품사 등에 공급된다.

포스코가 태국을 선택한 이유는 동남아 자동차 생산 능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자동차 강국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이미 태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 상하이기차가 2017년 20만대 규모의 설비를 신설했고, 일본계 철강사인 JFE와 신일철주금(NSSMC)이 2013년 각각 40만t, 36만t 규모의 자동차 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포스코가 태국 자동차 강판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뛰어든 것이다.

여기에는 자동차 강판에 대한 포스코의 자신감이 녹아 있다. 자동차 강판은 대표적인 고수익 철강제품으로 세계 800여개 철강회사 가운데 20곳 정도만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생산량은 세계 2위다. 포스코는 지난해 870만t의 자동차 강판을 판매해 세계 판매량의 10%를 공급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31일 태국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1위 자동차 강판 제조사가 되기 위한 모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철강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든 지금, 포스코-TCS 공장은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의 해외 자동차 강판 생산능력은 연 225만t 수준으로 늘었다. 향후 포스코는 광양, 중국 등에도 CGL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향후 알루미늄을 대체할 새로운 경량화 기술을 개발하고, 외국과의 무역 규제 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 흐름에 발맞춰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면서 자동차 강판처럼 값싸고 좋은 제품으로 해외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용=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