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통적인 우방 우크라이나가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 파기를 통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포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옛 소련 시절인 1986년 북한과 체결한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했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12일 외교 경로를 통해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 공식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대체로 맞지만 상세한 내용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는 10월 10일부터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는 북한인들은 비자를 받아야 하며 체류 중인 북한인도 일단 국외로 모두 나가야 한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영토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비우호적인 북한인들이 우크라이나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협정 파기의 이유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북한이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 편을 든 점을 이번 조치의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불법 의료행위를 하던 북한인들이 적발된 것 등도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이어 북한의 5번째 교역상대국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많은 밀가루를 수입한 나라는 북한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안정적 식량 수입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함으로써 북한의 식량 수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달 초 중앙아시아 유일의 우즈베키스탄 공관이 폐쇄된 데 이어 이번 조치로 북한의 외교적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외화상납 지시가 강화되면서 해외 주재 북한외교관, 외화벌이 일꾼들이 각종 불법행위 등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우크라이나, 北과 비자 면제협정 파기
입력 2016-08-31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