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거포 최정(29)이 시즌 33호, 34호 홈런을 잇따라 치며 토종 홈런왕을 향해 질주했다.
최정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6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1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KIA 좌완 선발 고효준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시속 147㎞짜리 직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3회초 2사 1루에선 고효준의 시속 143㎞짜리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투런 홈런을 만들었다. 최정의 연타석 홈런은 개인 8번째다. 최정은 이날 2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SK의 9대 3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개인 33호, 34호 홈런을 쏘아 올린 최정은 홈런 순위에서 김재환(33개·두산 베어스)을 제치고 에릭 테임즈(39개·NC 다이노스)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SK는 이날 승리로 승률 0.488(59승 62패)을 기록,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수직 상승했다.
정교한 타격감을 자랑하는 최정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시즌 연속 3할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상 때문에 지난 시즌 81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이 0.275에 그쳤다. 홈런도 17개밖에 때려 내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최정은 웨이트트레이닝에 매진하며 힘을 길렀다. 시속 145㎞ 이상의 속도로 날아오는 직구를 공략해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겨울 내내 바벨과 씨름을 해 탄탄한 하체와 코어를 만든 최정은 파워히터로 변신했다. 118경기 34홈런을 날렸다는 사실은 기술과 힘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것을 의미한다. 팬들은 최정이 우익수 쪽으로 가볍게 툭 밀어치기만 했는데 홈런이 나오는 장면을 요즘 종종 보게 된다.
SK는 4회초 상대의 실책을 틈 타 4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 타자 김동엽의 안타에 이어 박승욱의 번트 때 고효준이 포구 실책을 해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다. 보내기번트로 1사 2, 3루가 된 상황에서 고메즈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최정은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정의윤의 3루 땅볼 때 또 KIA의 실책이 나와 SK는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4회초가 끝났을 때 점수 차는 8-2로 벌어져 있었다.
SK 선발 김광현은 6회까지 솔로홈런 두 방을 포함해 7안타를 맞았으나 3실점(2자책)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은 9승7패. KIA는 선발 고효준이 친정팀 상대 첫 등판에서 3.1이닝 동안 7실점(5자책)으로 무너지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최정 연타석포…토종 홈런왕 잰걸음
입력 2016-08-31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