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서 기능까지 팔방미인… 갤럭시 노트7 ‘품귀’ 이유 있었네!
입력 2016-08-30 21:30
갤럭시 노트7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노트7을 일주일 가량 사용해보니 사람들이 노트7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노트7은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사용자를 만족시키지 않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었다. 노트7을 따라 잡기 위해선 아이폰이 많이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쳐다만 보고 있어도 흐뭇한 디자인
노트7의 디자인은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깔끔하다. 디자인은 지난해 갤럭시S6부터 적용된 유리와 메탈 소재를 바탕으로 단순하게 했다. S6, 노트5, S7을 거치면서 디자인의 세밀한 부분이 하나 둘 수정됐고 이번에 나온 노트7 디자인은 완성형에 가까워졌다. 과거에 단순히 예뻐서 아이폰을 산다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디자인 하나 때문에 노트7에 끌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노트7은 케이스를 씌우기가 아까울 정도로 좋은 디자인을 갖췄다.
노트7은 노트 시리즈 중에는 처음으로 양면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올해 초에 나온 갤럭시S7 엣지의 경우 끝부분으로 가면서 둥글게 휜다는 느낌이 많은 반면 노트7은 끝부분만 굽혀 모서리부분만 부드럽게 처리한 것처럼 보인다. 정면에서 보면 옆 테두리에 베젤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화면을 볼 때도 몰입감이 더 높았다.
노트7은 전·후면은 유리로 돼 있고 테두리에는 메탈 프레임이 들어가 있다. 앞·뒷면이 모두 곡면으로 처리돼 있어서 손에 쥐었을 때 유리와 메탈이 이질감 없이 하나처럼 부드럽게 쥐어진다. 매끈한 느낌 덕분에 잡았을 때 기분이 좋다. 화면 크기는 5.7인치로 ‘패블릿’으로 분류되지만 여성들도 한 손에 잡기에 부담이 없을 정도다.
빠르고 안전한 홍채인식
노트7에 처음 적용된 홍채인식은 앞으로 다양한 용도로 쓰이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마 단순히 기기 잠금 해제용으로 홍채인식 기능을 넣었다면 소위 말하는 ‘기술과시형’ 기능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홍채인식 기능을 선보이면서 은행과 협력했다. 가장 보안이 필요한 영역 중 하나인 은행 업무에 홍채인식을 적용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홍채인증은 노트7에서 핵심 기능 중 하나라고 평가할 수 있다. 홍채인증은 생체정보 중 보안이 가장 높다. 노트7은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을 사용할 때 홍채인식으로 로그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아직 홍채정보의 보안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아 홍채인식만으로는 쓸 수 있는 기능이 제한적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바일 뱅킹을 사용할 때 로그인만 될 뿐 이체 등의 업무를 하려면 공인인증서나 OTP카드를 추가로 요구한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도 홍채인식 기능을 추가하는 등 용도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홍채인식 기능은 많은 사용 경험이 누적되면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기 잠금 해제를 할 때는 홍채인식보다 지문이 편리하다. 홍채인식 기능을 사용하려면 노트7과 사용자의 눈이 25∼35㎝ 가량 떨어진 상태에서 양쪽 눈을 화면에 표시된 두 개의 원에 맞춰야 한다. 홍채인식을 위해 거리를 맞추는 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홍채인식 속도는 매우 빨랐다. 노트7과 눈의 거리가 적당히 맞았을 때는 홍채를 인식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확인이 됐다. 노트7은 지문인식 속도도 이전보다 빨라졌는데, 홍채인식은 지문보다 빠른 거 같았다.
진짜 펜을 닮아가는 S펜
S펜은 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AOD)와 결합해 아주 요긴한 기능을 제공한다. 노트7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S펜을 꺼내면 바로 메모가 가능한 ‘잠금 화면 메모’ 기능을 제공한다. 이 메모를 AOD에 띄워놓을 수 있다. 마치 급한 메모를 종이에 써서 포스트잇에 붙여놓듯, 갑자기 생각나거나 중요한 메모를 써서 늘 화면에 새겨 넣을 수 있다. 노트7의 S펜은 필압이 4096단계로 전작 노트5의 2048단계보다 세밀해졌다. 필기감은 진짜 펜으로 쓰는 것에 보다 가까워졌다. S펜으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사용자는 보다 정밀하게 작품을 그릴 수 있다.
S펜 자동 번역 기능도 유용했다. 외국어로 된 웹페이지나 글을 볼 때 S펜을 화면 근처에 접근시키기만 하면 단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준다. 일일이 사전을 찾지 않아도 돼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여러 나라 언어를 지원하지만 일본어와 중국어가 빠져 있는 건 아쉬웠다. 번역 툴은 구글 번역을 사용한다.
AOD는 표시할 수 있는 정보가 더 많아졌고, 사용자가 맞춤형으로 화면을 꾸밀 수 있는 옵션도 늘었다. 문자, 메일 등 각종 알림도 AOD에 표시되고, 음악을 재생하면 곡명도 뜬다. 표시되는 문구는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으로 바꿀 수도 있다.
사용자 배려한 세심한 기능
고동진 무선사업부장 부임 이후 갤럭시의 방향은 사용자가 원하는 혁신이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는 게 핵심이다. 노트7에도 이런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노트7은 해상도 조절 기능이 탑재됐다. 해상도를 QHD-풀HD-HD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해상도를 낮추면 배터리 소모량이 줄고 앱 실행속도도 빨라지는 면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그동안 해상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소비자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다.
노트7에는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도 적용됐다. 블루라이트는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며 눈에 피로감을 주거나 심한 경우 눈에 손상을 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7은 시간대를 설정해 블루라이트 필터를 활성화할 수 있다.
노트7과 S펜에 모두 방수·방진이 적용된 것도 반가운 일이다. 늘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여름이 아니어도 물에 노출될 일이 많다. 물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노트7을 쓸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노트7의 유일한 불편함은 USB 타입-C 충전단자를 쓴다는 점이다.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처럼 앞뒤 구분 없이 꽂을 수 있어서 편리한 점도 있다. USB 타입-C는 새로운 표준 규격으로 앞으로 나올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모두 적용된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쓰던 마이크로 5핀 규격의 단자와 호환이 안 되기 때문에 USB 타입-C 단자를 꼭 휴대하고 있어야 외부에서 충전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