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한날한시’ 부산行… PK 표심공략 나섰다

입력 2016-08-31 00:07 수정 2016-08-31 00:33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0일 부산 사하구 수자원공사 앞 낙동강 하굿둑에서 부산·경남 지역 더민주 의원들과 함께 관계자로부터 녹조 실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30일 오후 부산 신세계문화나눔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역위원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나란히 부산을 찾아 영남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부산·경남(PK)은 지난 총선에서 야권이 약진하며 새로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지역이다. 또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문 전 대표가 인권변호사 및 국회의원 지역구(부산 사상)로 활동한 지역이자 안 전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는 30일 오후 더민주 최인호 최고위원 및 김영춘 김해영 민홍철 박재호 전재수 등 PK 출신 의원을 대동하고 낙동강 현장방문에 나섰다. 이 지역은 심각한 녹조 현상으로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 오염 우려가 제기된 곳이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과거 김대중정부 시절 팔당댐 상수 원수가 1급수에서 2급수로 잠시 떨어지자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대책을 세워 1급수로 유지했다”며 “그런데 여기는 4급수, 5급수를 상수 원수로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낙동강 유역 주민들도 서울시민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수돗물을 마실 권리가 있다. 과거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수질이 안 좋았는데 상류에 여러 개 보를 설치하면서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녹조는 독성 많은 남조류로 인한 것이어서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어민도 더 이상 살지 못하고, 수질도 완전히 악화되면서 낙동강이 완전히 죽어버리는 큰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부산 방문은 8·27전당대회 이후 예고했던 대권 행보의 첫걸음이다.

지난 28일 광주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안 전 대표는 부산에서 강연과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더민주를 적극 견제했다. 그는 부산·영남 지역위원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에게 “정치인의 시각으로 표 계산하는 것 때문에 국민이 분노한다”고 날을 세웠다. 전국여성위원회 워크숍 강연 직후에는 “(야권통합론은) 야권이 분열되면 안 된다는 옛날 생각만 갖고 분석한 것이다. 이미 국민들은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며 문 전 대표가 지난 18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언급한 야권통합론을 정면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더민주 추미애 대표의 ‘3자 필승론’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이 3자 대결에서 자신 있다고 하는 것은 건방진 표현”이라고 맞받았다.

강연에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 대해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 지지율이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20%를 넘어섰다”며 “미래는 분명 과거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파도가 모여 해일이 됐다”고 평가했다. 부산에서 더민주에 비해 지지율이 열세란 지적에 대해선 “창당 두 달 만에 선거를 치르다보니 지역위원장 없이 선거를 치렀다”며 “지역위원장도 어느 정도 선임됐고,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지역현안에 대해 같이 의논하고 상의해 맞춤형 정책을 내놓겠다”며 민심을 공략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