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 1∼2학년 일괄적 숙제 없앤다

입력 2016-08-30 18:14
서울에서 ‘숙제 없는 학교’ 실험이 시작됐다. 내년부터 서울의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에게 ‘받아쓰기 10번 쓰기’ ‘책 읽고 독서록 쓰기’같이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숙제가 사라진다. 입학 전에 미리 한글을 익히지 않아도 학교에서 한글과 수학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서울교육청은 30일 초등학교 1∼2학년을 위한 ‘안성(안정과 성장)맞춤’ 교육과정을 발표하고 내년 3월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안성맞춤’ 교육과정은 놀이중심으로 가르치며, 부담이 큰 숙제를 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서울교육청은 모든 학생에게 일괄·강제적으로 부과하는 숙제, 선행학습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숙제, 학생 혼자하기에 부담스러운 숙제를 내지 않도록 했다. 학생 수준에 맞춰 개별적인 숙제를 내는 것은 가능하다. 숙제를 하지 못한 학생에게 벌점을 주는 등 숙제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에 따라 차별하는 것도 금지한다.

또 한글과 수학은 선행학습 없이 초등학교 1∼2학년 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받아쓰기, 알림장 쓰기 등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만한 부분을 없애고, 하루 20∼30분 ‘놀이시간’을 주도록 했다.

1학년 1학기는 적응 시기인 점을 감안해 학습내용 평가를 학부모에게 통지할 때 기존 교과 성적 중심 대신 학교생활 적응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초등학교 1∼2학년만 전담하는 ‘전문 담임제’, 1학년 담임교사가 같은 학생들을 2학년에도 담임을 맡는 ‘연임제’를 실시키로 했다. 시범 운영 중인 협력교사제(국어, 수학 시간에 담임교사와 강사가 함께 개별 학생에게 맞춤 지도를 하는 제도)도 확대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정책은 선행학습 필요 없이 공교육 안에서 모든 것을 완결하겠다는 서울교육청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 “한글과 수학만큼은 입학 전 선행학습 없이 공교육에서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만 일곱 살이 한글과 수학을 깨치는 데 최적기라고 보고, 재미있는 놀이 중심의 한글과 수학 교육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