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문화·체육·관광 부문에만 7조1000억원이 편성됐다. 올해보다 6.9% 증가한 규모로 증가율 기준으로 지방행정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이색적인 사업도 이 부문에 특히 많다. 북한의 위협 증가에 국방예산도 처음 40조원을 돌파했다.
우선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부터 프로·아마추어를 아우르는 통합 축구클럽리그 디비전 시스템을 도입한다. 상위 팀은 상부 리그로 승격하고 하위 팀은 하부 리그로 강등되는 승강제 운영 방식이다. 축구 선진국인 유럽 및 남미 지역은 물론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시행 중이다. ‘축구 종가’인 영국의 경우 1부 리그(프리미어리그)부터 24부 리그까지 있다.
한국 축구는 내년부터 현재의 프로리그인 K1 리그부터 시·군·구 지역별 축구클럽으로 운영되는 K7 리그까지 총 7개 리그로 나뉘게 된다.
독도 바닷속의 독도독립문, 천정굴, 문어굴 등 주요 15개 포인트를 360도 드론 영상으로 촬영해 해저로드뷰 가상현실(VR) 콘텐츠도 만든다. 이 사업에는 7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또 남북한 음식과 문화가 공존하는 ‘통일음식문화타운’을 내년 9월까지 조성하고 여기서 탈북민의 안정적 자립을 돕는 데 23억6600만원을 지원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막기 위한 대책도 강화된다. 불법어선 주요 출몰 지역에는 총 131억3200만원을 들여 인공어초를 설치하기로 했다. 인공어초는 어류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인공구조물이지만 불법조업 방지용으로도 쓰이게 된다. 저인망식 조업을 하는 불법어선의 그물이 인공어초에 걸려 그물을 못 쓰게 만든다.
내년 국방예산은 사상 처음 4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보다 4.0% 늘어난 40조3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올 여름 지독한 더위를 경험한 만큼 전국의 군부대 생활관에 에어컨을 1대씩 추가 설치한다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 기획재정부는 에어컨 총 3만709대를 들이기 위해 39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탠드형 에어컨(2.2㎾)을 하루 6시간, 3개월 사용했다는 가정 하에 일반용 요금제를 적용해 생활관 에어컨 설치에 따른 전기 이용료 예산으로 50억원도 편성됐다. 정부는 군부대에 에어컨을 설치해도 전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군부대 특성상 에어컨을 설치하더라도 낮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전력예비율이나 블랙아웃(대정전 사태) 등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산업부가 군부대와 비슷한 전기사용 패턴을 보이는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블랙아웃을 이유로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어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름철 주택용 전력 이용이 가장 많은 시간은 오후 8∼10시다. 군부대와 동일한 사용 패턴을 적용해 주택용 전기요금을 계산할 경우 월 전기요금은 20만∼30만원 된다.
세종=유성열·서윤경 기자nukuva@kmib.co.kr
2017 예산안, 英축구 프리미어리그처럼 프로·아마 통합리그 도입
입력 2016-08-31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