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해운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한진해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30일 한진해운의 추가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거부했다. 산은은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한진해운에 대출해준 시중은행 부행장들과 함께 긴급 채권단회의를 열고 신규 지원 불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한진해운이 제출한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은 최대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필요 자금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결론냈다. 이 회장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을 향해 “대주주 및 오너로서 책임 있는 모습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산은은 별도 자료에서 “소유주가 있는 회사의 유동성 문제는 자체 노력으로 해결한다는 게 구조조정의 원칙”이라며 “자체 자금 조달이 미흡한 상황에서 추가 지원은 여타 기업의 구조조정에 부정적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고, 용선료 및 선박금융 협상 성사도 불투명한 것이 법정관리행을 불가피하게 만든 이유로 꼽았다. 한진그룹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부산항을 중심으로 환적화물 감소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부산광역시와 해운업계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그 후폭풍이 국가는 물론 부산지역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해운산업 측면에서 여러 대응책을 검토했으며, 부작용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합병설에는 “현재 상황에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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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규 백상진 기자 mainport@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밑 빠진 독 물 붓기”… 한진해운 법정관리
입력 2016-08-30 18:07 수정 2016-08-30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