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에 대해 찬성 당론을 공식적으로 채택하며 ‘안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사드 반대 당론 채택을 전당대회 공약으로 내세웠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새 대표가 취임하면서 여야 지도부 간 정면충돌이 예상되는 사드 문제에 대해 견제구를 던지는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공식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제안설명에서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로 대한민국의 안보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북한은 5차 핵실험까지 공언했다. 새롭고 치명적인 위협들이 우리의 목을 짓누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가장 주권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자 국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이것조차 국론 분열의 빌미가 돼 있어 너무나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에 사드 배치에 큰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당론을 채택하려는 것은 새누리당이 대한민국 안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의 제안에 의총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하며 사드 배치 찬성 당론 채택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추 대표가 사드 배치 반대 당론 채택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그것은 절대로 안 될 일”이라며 “추 대표는 사드 배치 말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당장 우리가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새누리당 소속 대구·경북(TK) 초선 의원 11명은 지난 26일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누리당이 사드 배치를 공식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박근혜정부 들어 첫 여소야대 정기국회를 앞두고 사안마다 계파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곤 했던 내부 단속을 하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새누리, 사드 찬성 당론 만장일치
입력 2016-08-3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