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찰보리로 만든 신토불이 선물… 맛·건강 담았어요”

입력 2016-08-31 20:47 수정 2016-08-31 20:50
전남 영광 찰보리컨소시엄사업단이 추석을 앞두고 찰보리를 이용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김준성 영광군수가 들고 있는 것이 세트 1호, 아래에 놓여 있는 품목들이 세트 2호 구성 상품이다.
“영광 특산품은 굴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찰보리는 굴비보다 더 몸에 좋은 보약입니다.”

전남 영광군이 보리산업특구 지정을 계기로 보리를 민선 6기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보리산업을 견인하는 영광찰보리컨소시엄사업단은 추석을 앞두고 ‘보리올’ 선물세트를 마련하는 등 보리의 상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단은 영광군과 보리 가공 업체 18곳으로 구성됐고, ‘보리올’이라는 브랜드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찰보리로 만든 식품은 칼로리가 적고 소화가 잘돼 어린이와 노약자를 비롯한 남녀노소의 간식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선물세트 1호는 새싹보리 과립(90g)과 보리순 차(30g), 찰보리 수제 쿠키 15개(300g), 톡한잔 보리소주 500㎖ 1병으로 구성했다. 가격은 4만9000원(택배요금 포함).

새싹보리는 ㈜새뜸원이 어린 보리 잎을 정밀 분쇄해 먹기 편리하게 가공한 과립을 3g씩 담은 것이다. 사업단은 스틱 30포씩 포장된 새싹보리가 칼슘 함량이 우유의 4.5배, 철분이 시금치의 16배, 칼륨이 사과의 20배, 식이섬유가 고구마의 20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옥당골다원의 보리순 차는 농약과 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재배한 보리의 어린 순을 베어 녹차처럼 덖었다. 순하면서 깔끔한 맛과 풍미가 특징이다.

수제 쿠키는 순예담이 찰보리 가루로 일일이 손으로 빚은 것이다. 초코칩·코코아가루 딸기과즙·크린베리 울금 황칠 모싯잎 분말을 찰보리 가루 반죽에 섞어 구웠다. 포장제품은 5가지가 3개씩 담겨 있다. 톡한잔 보리소주는 2014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증류식 소주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알콜 농도 30%로 맛이 강하면서 깔끔해 술맛을 제대로 즐기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구전돼 온 보리술 제조법을 대마주조가 재현했다.

선물세트 2호는 냉장·냉동 보리제품들을 스티로폼 상자에 담았다. 보리제품에 추석 절기 음식인 송편을 추가했다. 찰보리 마드렌느(25g) 15개와 찰보리빵(25g) 20개, 모시찰보리찜떡(80g) 10개, 찰보리 된장(500g) 1통, 찰보리 냉(冷) 식혜(500㎖) 2병, 플레인 요구르트 500㎖ 1병, 스트링 치즈 100g으로 구성했다.

조개 모양의 소형 과자를 뜻하는 마드렌느는 하나식품이 찰보리쌀 가루에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아몬드 분말을 혼합한 반죽으로 만들어 매우 고소하다.

모시올영농조합법인의 모시찰보리찜떡은 찰보리쌀 가루에 모시 잎 분말과 달걀을 버무린 다음 막걸리로 반죽한 후 발효시켜 증기로 쪘다. 쫀득한 떡과 부드러운 카스텔라 빵을 합쳐 놓은 것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보리향의 찰보리빵은 말랑말랑하면서 쫀득쫀득하고 구수하다. 찰보리의 가루만으로 만들며, 앙금의 팥도 국산을 직접 삶아 사용한다.

찰보리 된장은 옥당골장류사업단이 우리나라 콩으로 메주를 쑬 때 찰보리 가루(함량 15%)를 섞어 맛이 구수하다.

새암푸드먼트의 찰보리 냉(冷)식혜는 보리를 발아한 엿기름 빻아 우린 물에 흰쌀밥 대신 찰보리밥을 삭힌 것으로 냉동 상태로 받아볼 수 있다. 유제품은 영광지역 목장에서 신선한 원유로 만들었다. 미르목장의 찢어 먹는 스트링 치즈 100g과 유레카목장의 플레인 요구르트 500㎖ 1병을 담는다. 구입문의: 영광찰보리컨소시엄사업단 (061)352-7733, 인터넷 쇼핑몰 ‘보리올’(www.boriall.com).

굴비·모싯잎송편 이어… 영광군, 명품 보리산업 육성

영광군이 찰보리컨소시엄사업단을 중심으로 보리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영광 전체 11개 읍면 중 10곳이 중소기업청에 의해 보리산업특구로 지정돼 있다.

국내 보리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영광군은 지난해부터 164억원을 들여 채종포 단지의 면적을 대폭 늘리고 있다. 찰보리 주산지인 군남면에서는 매년 5월초 ‘영광찰보리문화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축제에서는 다양한 보리 가공식품과 생활요리를 맛보고 보리줄기를 활용한 맥간공예 등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바다와 평야, 산지가 뒤섞여 보리 재배에 최적지로 손꼽히는 영광군은 향후 보리 특화거리를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현재 영광군의 찰보리 재배면적은 전국의 12.5%에 달한다. 군은 지난 2005년 보리의 사료화 사업에 착수한 이후 보리산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알곡이 달린 보리를 줄기까지 베어내 사료로 먹이는 ‘청보리 한우’는 명품 한우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영광지역 1000여가구의 사육농가가 청보리 사료로 키우는 한우는 2만4000마리나 된다. 군은 지난해의 경우 보리 가공식품과 사료판매 등으로 300억원 가까운 소득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보리는 수입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신토불이 작물”이라며 “굴비와 모싯잎송편에 이어 보리를 또 하나의 명품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