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정권 낙하산’ 본격화?… 조인근 전 靑 연설기록비서관 증권금융 감사 선임

입력 2016-08-30 01:00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29일 한국증권금융의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금융 관련 경력은 전무한데 억대 연봉 자리를 꿰찼다. 하반기 금융권 고위직에 대한 정권 관련 낙점 인사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한규선 감사 후임으로 조 전 비서관을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신임 감사의 임기는 2년이다. 감사직이 포함된 증권금융 감사 관련 직책의 보수총액은 2억9500만원이다.

증권금융은 국내 증권금융 업무 전담 기관이다. 증권시장 자금 공급과 함께 우리사주제도를 전담 운영하고 있다. 증권금융은 “증권시장에 필요한 자금이나 증권을 공급해 증권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조 전 비서관은 금융이나 증권 관련 경력이 전무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인 서강대를 졸업했지만 국문학을 전공했고, 공보처 전문위원과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에서 선임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조 전 비서관은 2004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부터 메시지를 담당하며 정치인 박근혜를 보좌해 왔다. 박근혜정부 들어 3년6개월 넘게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근무해오다 지난달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금융 경력이 없는 인사가 금융 기업의 감사로 낙점되면서 나머지 임기 만료를 맞는 금융사 고위직에 대한 낙하산 우려 또한 불거지고 있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12월 만료되는 가운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겸임 중인 KB국민은행장 자리도 분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