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상수동·이태원·경리단길 등 임대료에 밀려… 음식점만 급속 증가

입력 2016-08-29 21:17
서울 연남동 상수동 등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젊은 주민들이 떠나고 그 자리를 음식점들이 채워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구도심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이다.

서울시가 29일 공개한 ‘젠트리피케이션 데이터 분석결과 보고’ 자료를 보면 젠트리피케이션 발생지역의 경우 요식업의 빠른 증가로 거주 공간이 감소하고 요식업 입주 건물의 외지인 소유 비율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 자료는 서울시가 올해 3∼7월 연남·상수동·이태원·경리단길 등의 식품위생업소 인허가데이터·주민등록 인구통계·센서스·사업체 총조사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 최근 10년간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가 급증했다. 전체 사업체 종사자 증가분 중 음식점 및 주점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경리단길 83%, 상수 77%, 연남 40%, 이태원 92%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이들 지역은 요식업에 국한된 자영업·임시일용직 일자리만 양산되는 현상을 보였다. 증가한 일자리 중 자영업·임시일용(1년 미만) 형태 종사비율이 상수동은 51%, 연남동은 77%였다.

음식점 건물의 외지인 소유 비율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수동의 경우 음식점 건물 소유자가 외지인인 비율이 2001년 44%였으나 2006년 51%, 2011년 62%, 지난해 66%로 늘었다. 연남지역도 외지인 비율이 2001년 34%였으나 2012년 43%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60%까지 치솟았다.

대신 젊은 주민들은 빠르게 감소했다. 지난 10년간(2006∼2015)간 20∼24세 인구 감소율은 연남동 14%, 상수동이 속한 행정동인 서교동 26%, 이태원1동 30%, 이태원2동 33%로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 감소율(9%)을 크게 웃돌았다.

시 관계자는 “음식점이 주거지역까지 빠르게 침투해 들어오면서 임대료가 오르자 감당하기 어려운 젊은 주민들이 떠나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