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 받은 ‘어른들의 드라마’ 열린 결말로 시즌제 기대 ‘업’

입력 2016-08-30 20:46

‘어른들의 드라마’.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tvN 드라마 ‘굿와이프’(사진)에 대한 짧은 평가다. 치사하고 비열하지만 그 안에 인간적인 면이 끼어들 여지가 존재하는 삶, 그리고 단정하지만은 않은 어른들의 로맨스가 그려졌다.

동명의 미국 드라마가 원작인 ‘굿와이프’는 기본적으로 법정드라마의 틀을 갖췄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극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보여준 것은 15년 동안 헌신적인 가정주부로 살다가 변호사가 되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김혜경(전도연)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결국 ‘사람’과 ‘관계’에 대해 다룬 드라마였던 것이다.

잘 나가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비리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게 되면서 김혜경은 1년 만에 변호사로서 사회에 뛰어든다. 사방에서 적들이 덤벼드는 사회에 던져진 김혜경은 처음엔 다소 어리숙해 보였으나 사려 깊고 편견 없는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이기는 게 중요한 법정에서 김혜경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혼란을 줬다. 김혜경은 냉정한 변호사였던 로펌 대표이자 친구 서중원(윤계상)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고, 똑똑한 조사원이자 남편과 과거가 있었던 김단(나나)과도 친구가 됐다. 애송이 변호사 이준호(이원근)도, 일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로펌 대표 서명희(김서형)도 김혜경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혜경 또한 아내의 역할,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의무를 벗어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했다. 등장인물들이 제각각 처한 상황은 달랐지만 삶은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결말에 대해서는 ‘파격적’이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김혜경은 권력욕에 사로잡혀 자신을 이용한 남편 이태준과 이혼하지 않았다. 쇼윈도 부부를 택하면서 검사 출신인 이태준의 정보력을 이용하는 변호사가 됐다. 오랜 친구에서 연인이 된 서중원과의 관계가 끝나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보여줬다. ‘양다리’로 끝나는 것이냐는 비판부터 ‘시즌2’를 기대하게 하는 열린 결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1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전도연은 29일 “마지막 장면을 보고 김혜경을 나쁜 여자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다만 ‘포용하는 여자’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굿와이프’는 성공적인 리메이크작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일본 인기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수많은 드라마가 실패한 것과 달리 ‘굿와이프’는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며 국내 정서에 맞게 적절히 재해석해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주연부터 카메오까지 배우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 한국형 극본, 그리고 세련된 연출이 잘 맞아떨어졌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6.7%(닐슨코리아 제공)로 케이블TV 드라마로는 높은 성적을 거뒀다. 제작진은 “시즌7까지 이어진 원작을 보신 분들에겐 같은 듯 다른 재미를,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눈여겨 볼만한 결말이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