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 상장에 성공하는 등 국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반면 카카오는 사업 부진으로 미래가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카카오 주가는 29일 8만원대가 무너지며 7만9300원으로 떨어졌다. 2014년 10월 1일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네이버는 전날보다 0.62% 오른 81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차이는 10배가 넘는다. 지난해 9월 1일 기준으로 네이버는 47만6000원, 카카오는 13만6000원으로 3.5배 차이였다. 1년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카카오의 주가가 맥없이 떨어지는 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카카오톡이라는 성공한 플랫폼이 있지만 국내 시장 외에는 더 이상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플랫폼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O2O 사업 중에 수익을 제대로 내는 사업은 없다. 카카오택시는 사용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수익 모델이 없다. 카카오택시 유료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유료화로 사용자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수료를 수익 모델로 하는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헤어샵 등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 홈클리닝 중개 서비스 ‘카카오홈클린’, 주차 서비스 ‘카카오주차’ 등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O2O 서비스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광고 등 기존 사업도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2분기 광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줄었다. 여기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하면서 추가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여력이 없어진 상황이다.
반면 네이버는 국내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이버는 올 2분기 매출 9873억원, 영업이익 27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3%, 44% 증가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35%였고, 모바일 비중도 62%로 높았다. 사업별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이 72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 늘어난 것도 고무적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라인 상장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실탄’도 두둑이 마련했다. 네이버는 라인 상장으로 총 1조3265억원을 확보했으며 이 중 M&A에 3839억원을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이 돈을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인터넷은 정말 좋은 서비스가 나오면 한순간에 이동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면서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에 비해서는 수익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승승장구 네이버, 급전직하 카카오 왜?
입력 2016-08-30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