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희영件과 우병우件은 별개다

입력 2016-08-29 18:56 수정 2016-08-30 09:44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았다는 언론사 간부의 실명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에 관련한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로 2억원 상당의 초호화 유럽여행을 제공받았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주필직에서 물러났다.

일등석 유럽 왕복 항공권과 초호화 요트 및 전세기 관광까지 적자투성이 회사가 출장 명목으로 제공한 향응을 그가 받았다면 이는 뇌물이나 다름없다. 주필직 사임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그는 언론사 논조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다. 향응의 대가로 그가 어떤 로비를 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은 개인 비리다. 이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 건과 연결지으려는 시도는 그 정치적 목적이 의심된다. 두 건을 연결지어 우 수석 의혹을 집요하게 파헤쳐온 해당 매체를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한 청와대나 김 의원 폭로를 ‘우병우 물타기’라고 주장하는 야당이나 근거가 희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건은 별건으로 다뤄져야 한다.

우병우, 송희영 개인 비리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할 두 사건을 ‘권언(權言)투쟁’으로 몰아가려는 어떤 시도나 행위도 용납돼선 안 된다. 우 수석 사퇴를 주장한 언론이 비단 조선일보 하나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 수석 사퇴 요구를 ‘정권 흔들기’로 몰아간 청와대의 편협한 시각 때문에 송 주필 건도 사건의 본질보다는 ‘왜 하필 지금’이라며 정치적 음모설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적잖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 의원이 폭로 뒤 끝내 자료 출처 공개를 거부한 것은 온당치 않다. 여러 정황 상 김 의원의 자료가 우수석 문제로 궁지에 몰린 청와대를 거쳐 나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실정이다. 김 의원이 떳떳하다면 자료의 출처를 당당히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