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힐링 캅’ 떴다

입력 2016-08-29 21:46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관들로 구성된 음악 동아리 ‘지음’ 회원들이 29일 부산경찰청 대강당에서 리허설을 마친 뒤 성공적인 연주회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관들의 감성 변화는 물론 시민들의 힐링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부산지역 경찰관들이 음악 동아리를 만들어 시민들의 힐링을 돕기 위해 나섰다. 음악 동아리 ‘지음(知音)’ 회원 58명은 다음 달 3일 금정문화회관에서 정기연주회를 갖는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연주회는 클래식기타, 바이올린, 통기타, 색소폰, 해금, 가야금, 드럼, 플루트 등 악기 연주와 벨리댄스, 트로트 메들리, 듀엣, 솔로, 라인댄스 등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진행된다. 시민 외에 부산지역 경찰과 경찰가족 등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일선 경찰관들이 일부 분야별 음악회를 가진 적은 있으나 이처럼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음악 동아리 출범과 연주회는 ‘지음’이 처음이다.

이 동아리는 2014년 1월 발족했다. 당시 평소 음악에 관심과 소질을 가지고 있었으나 경찰관 본연의 업무 때문에 음악활동을 하지 못했던 몇몇 경찰관들이 모였다. 바이올린·플루트·클래식기타 등 클래식과 색소폰, 통기타, 록밴드, 벨리댄스·라인댄스 등 5개 파트로 출범했다. 이 같은 소식이 퍼지면서 부산경찰청 본청과 일선 15개 경찰서 소속 경찰관 58명으로 회원이 늘었다.

순경에서 경무관까지, 연령도 20대에서 50대까지 남자 44명, 여자 14명 등 다양하게 동참했다.

동아리 출범은 업무에 지친 경찰관들의 정서 함양과 취미활동이 주 목적이었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통해 시민들과 문화적 감성으로 소통하는 ‘문화경찰상’ 구현과 경직된 공직사회에 인문학적 교양을 갖춘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역할 등이 목적이었다.

통기타 분야의 강승훈(부산경찰청 정보화장비과) 경위는 “모든 회원이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며 “음악을 사랑하는 회원들이 저마다의 소질과 끼를 살려 재능봉사를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소속이 다른 탓에 개인적으로 연습한 뒤 행사를 앞두고 함께 리허설을 통해 손발을 맞춘다. 모든 경비는 회원들이 부담한다.

이들은 그동안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음악회를 비롯해 온천천 시민축제 축하공연, 부산의료원 환우들의 쾌유를 위한 음악회, 경찰 내부 승진임용 축하공연, 기능별 워크숍 축하공연 등 16차례 ‘작은 음악회’를 통해 시민들의 힐링을 돕고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온천천 시민축제 축하공연에서는 아동학대와 학교폭력, 5대 사회적 약자 보호 등 홍보활동과 더불어 숨겨놓은 끼를 선보여 시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동아리 회장 이순용(부산경찰청 1부장·어쿠스틱기타) 경무관은 “경찰도 이제는 본연의 업무를 뛰어넘어 순수한 열정의 문화경찰을 구현할 때가 됐다”며 “앞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정기 공연 등을 통해 시민 힐링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