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69·사진) 롯데그룹 부회장은 극단적 선택 전날 승용차를 몰고 경기도 양평군 강변산책로에 도착한 뒤 4시간30분가량 현장 주변을 배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새벽녘에 차를 몰고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서종나들목(IC)까지 돌아갔다가 다시 강변산책로로 되돌아왔다. 집을 나설 때에는 “잠시 후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10시34분쯤 직접 제네시스 차량을 운전해 사건 장소인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변 산책로에 도착했다. “잠시 후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서울 이촌동 자택을 떠난 지 30여분 만이었다. 경찰은 남양주나들목과 서종나들목의 고속도로 CCTV를 토대로 그의 동선과 동승자 없이 혼자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같은 날 오후 10시57분 산책로 근처의 한 식당 주차장에 차량을 세웠다. 이 차량은 2시간여가 지난 26일 오전 1시쯤 다시 서울 방면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종나들목까지 이동한 차량은 서울의 자택 방향으로 계속 향하지는 않았고, 오전 3시30분쯤 애초 주차했던 식당에 되돌아왔다. 마지막으로 차량이 멈춰선 시각은 26일 오전 3시32분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7시11분 식당 주차장과 30여m 떨어진 곳에서 산책로를 걷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처음에 알려진 것과 달리 그는 넥타이와 스카프가 아닌, 넥타이 2개를 묶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고 이후 차량 조수석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쓰려던 것으로 보이는 넥타이 여러 개가 발견됐다. 차량에는 블랙박스가 없었고, 수첩이나 휴대전화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난 동네는 이 부회장이 평소 “은퇴 뒤 단층주택을 지어 살겠다”고 말해왔던 곳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지인인 강건국 가일미술관 관장은 “이 부회장이 주말마다 한두 번씩 아내와 함께 이 동네를 찾아와 산책하며 쉬다 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평군에 올 때에는 이 부회장 혼자였다. 대신 유서가 있던 차량 조수석에서 부인의 명함판 사진 1장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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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일 기자, 양평=김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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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원, 극단적 선택 전날 4시간30분간 자살지 배회
입력 2016-08-30 0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