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문학가 정완영 별세

입력 2016-08-28 21:09

시조 ‘조국’으로 유명한 시조문학가 정완영(사진)씨가 지난 2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1919년 경북 금릉(현재 김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41년 ‘북풍’을 발표하고 47년 동인지 ‘오동(梧桐)’을 창간했다. 60년 국제신보 신춘문예에 ‘해바라기’와 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조국’이 당선됐다.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로 시작하는 ‘조국’ 등 많은 작품이 초·중·고교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고인은 신춘문예 등단 이후 일기 형식의 시조 작품을 써오며 정화된 시어의 세계를 선보였다. 시조 본연의 운율을 조화시켜 자유시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서정시의 경지를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말년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시조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조집 ‘채춘보(採春譜)’ ‘산이 나를 따라와서’ ‘세월이 무엇입니까’, 산문집 ‘나비야 청산 가자’ ‘차 한 잔의 갈증’ ‘기러기 엽신’ 등을 펴낸 그는 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시조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문학상, 가람문학상, 육당문학상, 만해시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을 수상하고 95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경화 성화 준화, 딸 윤희 은희씨 등 3남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31일 오전 7시 한국시조시인협회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31일 오전 8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