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진(21)은 28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663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마지막날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맞았다. 전날까지 7언더파로 공동 1위를 달리던 고진영(21)이 1번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면서 어부지리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어 5번홀과 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선두를 굳건히 하는 듯 했다.
그런데 7번홀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파 퍼트를 하는데 캐디를 맡은 아버지가 딸이 비를 맞는 것을 우려해 우산을 씌워준게 화근이 됐다. 골프규칙 14-2a에 따르면 선수는 자연 현상의 비바람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상태에서 공을 쳐서는 안된다. 이 때문에 김예진은 파 세이브 대신 2벌타를 받는 날벼락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그 사이 김해림(27)이 버디 2개를 성공해 1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김예진은 마음을 다잡고 11번홀에서 1타를 줄이며 한 숨을 돌렸다. 결국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김예진은 김해림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날은 자신의 생일이라 기쁨이 더했다.
김예진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벌타를 받고) 아빠가 너무 미안해하셨다. 라운드 때 아빠가 원래 잘 웃고 힘을 주시는 편인데 너무 미안해 하시며 눈도 안 마주치시더라”며 “남은 경기를 더 독하게 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제59회 KPGA 선수권대회에선 김준성(25)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김준성은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박준섭(24)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KPGA 투어 57번째 대회 출전 만에 얻은 첫 승이다.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으며 시즌 상금 순위도 74위에서 4위로 크게 뛰어 올랐다. 김준성은 김휘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3월 부모님의 권유로 개명한 이력이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김예진, 아빠캐디 실수 딛고 생애 첫 우승
입력 2016-08-28 18:34 수정 2016-08-28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