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는 “유색인종은 적” NFL선수 “국가제창 거부”

입력 2016-08-28 18:10 수정 2016-08-28 21:50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들끓고 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는 ‘유색인종은 적’이라고 일컬어 빈축을 샀고, 국가 제창 시 기립을 거부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폴 레파게(왼쪽사진 )메인주 주지사가 유색인종을 적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레파게 주지사는 전날 마약과의 전쟁을 다룬 기자회견에서 “적을 잘 식별해야 한다”며 “적은 유색인종과 히스패닉이며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터에서 적이 빨간색 군복을 입고 있으면 빨간색 군복을 입은 사람을 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즉각 레파게 주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레파게 주지사는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한 드루 가티네 민주당 하원의원에게 욕설이 담긴 음성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지지자인 레파게 주지사는 무슬림 참전용사 후마윤 칸 대위의 아버지 키즈르 칸에 대해 ‘사기꾼’이라고 부르는 등 잇따라 막말을 쏟아내며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오른쪽)은 국가 제창 시 기립을 거부하며 미국이 소수인종을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캐퍼닉은 지난 26일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국가를 따라 부르는 대신 벤치를 지켰다.

캐퍼닉은 NFL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흑인 등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국가의 국기를 향해 일어서서 존경심을 나타낼 수 없다. 이는 미식축구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를 둔 캐퍼닉은 어렸을 때 입양돼 백인 가정에서 자랐다. 최근 경찰의 공권력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며 불붙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포티나이너스 구단은 성명을 통해 “미국인은 국가에 대한 항의나 지지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며 캐퍼닉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국가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새어나오고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