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사진) 대표가 취임 후 주말만 되면 서울 여의도를 떠나 ‘민생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수차례 공언했던 ‘섬기는 리더십’을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은 엇갈린다. 긍정 평가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부·여당 차원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의원은 28일 “이 대표가 호남에서 두 번이나 당선된 비결이 바로 직접 마을회관 곳곳에서 숙식하면서 민심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당대표로서 이런 현장형 정치를 당 전체로 확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하는 정당’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된다는 기대도 있다. 다른 의원은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정치인들이 이 언론 저 언론에 나와 말로만 떠드는 게 좋아 보이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며 ‘땀내 나는 새누리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예고 없이 서울 마포소방서와 관악경찰서 봉천지구대를 방문해 휴일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27일엔 폭염으로 어류 집단폐사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서산·태안 지역 어민들을 찾아갔다.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마뜩잖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 등 당내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입을 닫은 채 보여주기식 행보에만 매달린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정말 국민을 잘 섬기려면 당내에서 쓴소리를 하는 의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당대표도 그런 사안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을 제한한 데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한 의원이 지역구 현장을 찾아다니는 것과 당대표가 현장 방문을 하는 것은 상당히 다른 일”이라며 “당내 협의를 거친 뒤 당 정책기구와 함께 움직이는 체계적인 현장 행보를 하지 않으면 자칫 하나 마나 한 ‘민생 탐방’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현장형 정치 당 전체로 확대 의미” “민감 현안 침묵… 보여주기 아니냐”
입력 2016-08-28 17:32 수정 2016-08-28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