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이 알아서 투자자 돈을 굴려주는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RA) 서비스가 다음 해 상반기 본격 시작된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중순 1차 RA 테스트베드(시험장)를 열고, 이를 통과한 RA에 한해 고객자산 직접 운용을 허용하겠다고 28일 밝혔다. 1차 테스트베드는 최장 6개월 진행된다. RA별 수익률, 변동성 등 다양한 지표도 비교 공시할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다.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이 투자자문·자산운용을 하는 서비스다. 인건비가 줄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도 저렴한 비용으로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의 RA 상품은 전문 인력이 투자·자문에 RA의 판단 결과를 참고하는 ‘무늬만 RA’에 그치고 있다. RA가 사람 개입 없이 직접 자문과 일임투자를 하는 건 불가능했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RA의 직접 자문과 자산 운용을 허용키로 했다. 테스트베드에는 RA기술 핀테크 업체, 자문·일임업자, 컨소시엄 등 다양한 업체가 참여 가능하다.
참가 업체는 개별 RA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유자금을 운용하며 안정성·보안성 심사 등을 받는다. 주문집행을 제외한 투자자 성향 분석, 자산배분, 리밸런싱(자산조정) 등을 모두 사람 개입 없이 전산 시스템만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재해 등 사고 발생시 비상조치 매뉴얼, 복구시스템 및 해킹 방지 역량도 평가받는다. 민간 분야 인공지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간심의위원회에서 최종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운용 가능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결합증권, 주식 등이다. 대기성 자금에 한해 예금, 환매조건부채권(RP) 운용이 허용된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은 제외된다.
투자자들은 다음 달 열리는 테스트베드 웹사이트(www.RAtestbed.kr)에서 RA별 일일 포트폴리오 운용정보, 수익률, 투자자 유의사항 등을 제공받아 투자에 참고할 수 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내년 RA가 직접 돈 굴려준다
입력 2016-08-28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