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조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 빈소가 마련된 첫 날인 27일 오전 9시40분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눈이 충혈된 신 회장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곧바로 빈소로 향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는 “나중에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검찰 조사 도중 비보를 접한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검찰 재소환이 예정된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이 부회장 영정 앞에 섰다. 30여초 말없이 영정을 바라본 뒤 4분여 묵념을 하고는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한 시간가량 내실에서 유족 및 계열사 사장단과 이야기를 나눈 신 회장은 밖으로 나왔다.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신 회장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해 한동안 눈물만 흘리다 한 마디도 하지 못한 채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황 사장도 참담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검찰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했는데 (이 부회장이) ‘수사 잘 받고 오라’고 했다”며 “10년간 모셨는데 만감이 교차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조문 이틀째인 28일에도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와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이자형 롯데첨단소재 대표, 김영준 롯데상사 대표, 표현명 롯데렌탈 대표 등 임원들이 빈소를 지켰다.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롯데그룹 고문을 지낸 노신영 전 국무총리와 CJ그룹 손경식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애도했다.
한편 29일 조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던 신 총괄회장은 빈소를 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조문 예정이 없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도 조문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수십년간 신 총괄회장을 보필해왔지만 지난해 경영권 분쟁 당시 계열사 사장단의 신 회장 지지 선언을 주도하는 등 신 회장 편에 섰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측이 공개한 친필 서한에서 신 회장과 함께 해임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기]
☞
☞
☞
김유나 허경구 기자 spring@kmib.co.kr
빈소 찾은 신동빈 ‘눈물의 조문’
입력 2016-08-28 17:36 수정 2016-08-28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