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 찾은 신동빈 ‘눈물의 조문’

입력 2016-08-28 17:36 수정 2016-08-28 21:2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울음을 터뜨리며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조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 빈소가 마련된 첫 날인 27일 오전 9시40분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눈이 충혈된 신 회장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곧바로 빈소로 향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는 “나중에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검찰 조사 도중 비보를 접한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검찰 재소환이 예정된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이 부회장 영정 앞에 섰다. 30여초 말없이 영정을 바라본 뒤 4분여 묵념을 하고는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한 시간가량 내실에서 유족 및 계열사 사장단과 이야기를 나눈 신 회장은 밖으로 나왔다.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신 회장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해 한동안 눈물만 흘리다 한 마디도 하지 못한 채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황 사장도 참담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검찰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했는데 (이 부회장이) ‘수사 잘 받고 오라’고 했다”며 “10년간 모셨는데 만감이 교차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조문 이틀째인 28일에도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와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이자형 롯데첨단소재 대표, 김영준 롯데상사 대표, 표현명 롯데렌탈 대표 등 임원들이 빈소를 지켰다.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롯데그룹 고문을 지낸 노신영 전 국무총리와 CJ그룹 손경식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애도했다.

한편 29일 조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던 신 총괄회장은 빈소를 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조문 예정이 없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도 조문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수십년간 신 총괄회장을 보필해왔지만 지난해 경영권 분쟁 당시 계열사 사장단의 신 회장 지지 선언을 주도하는 등 신 회장 편에 섰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 측이 공개한 친필 서한에서 신 회장과 함께 해임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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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나 허경구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