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8일 광주를 찾아 “내년 겨울 서설(瑞雪·때맞춰 내리는 눈)이 내린 무등산을 와보고 싶다. 낡은 시대를 끝내고 새 시대를 열어가는 무등의 아침을 다시 맞고 싶다”고 말했다. 지지자들과 함께 광주의 상징이자 ‘어머니의 산’으로 불리는 무등산 산행을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저와 당에 보내주신 뜻은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반드시 정권 교체하라는 명령”이라며 “그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모두발언이 적힌 종이를 들고 “많이 고쳤다”면서 운을 뗐다. 보수정권 10년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정권 교체 다짐이 주를 이뤘다. 그는 “지난 10년 참고 또 참았지만 달라진 건 없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며 “제대로 바꿔야 국민의 삶이 바뀌고 아이들 미래가 바뀐다”고 했다. 이어 “지난 대선은 양극단의 대결이었지만 다음 대선은 양극단 대 합리적 개혁 세력 간 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저희는 문호를 활짝 개방할 것”이라며 “스스로 시험대를 만들고 끊임없이 돌파해 최종 선택을 받겠다”고 했다. 국민의당이 아닌 제3지대론에 대해선 “총선 민심을 스스로 부정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가 27일 저녁 광주·전남 의원들과 식사하는 동안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진에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만나 “국민의당에서 안 전 대표와 경선을 통해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2시간 반가량 막걸리를 곁들여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1박2일간 호남에 머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두 번 강연하고 문화 행사에도 참석했다. 두 차례 강연은 전부 만석이었다. 좌석이 부족해 강연장 뒤쪽과 통로에까지 사람이 찼다. 안 전 대표는 ‘함께 잘 사는 정의롭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부패·불공정·격차와 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연 도중 “세종대왕이 만든 우유가 뭔지 아시느냐. 아야어여오요우유”라고 ‘아재 개그’도 선보였다.
일정 중에서도 핵심은 무등산행이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지지자 300여명이 ‘제2의 김대중 안철수’ ‘알파고 안철수’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안 전 대표를 맞았다. 안 전 대표는 등산객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고 손을 잡았다. 그렇게 약사사까지 쉬지 않고 올랐다. 왕복 7㎞ 넘는 길이었다. 산에서 내려온 그는 팔목에 찬 ‘핏비트(fitbit)’를 보여주며 “만보 넘게 걸었고 93층을 오른 걸로 나온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30일 부산을 방문한다.
광주=권지혜 기자 jhk@kmib.co.kr
“반드시 정권교체”… 안철수, 무등산 결의
입력 2016-08-28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