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발생한 콜레라 환자의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지난 22일 첫 환자에 이어 25일 두 번째 환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감염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회 등을 먹은 두 환자의 접촉자, 음식 공동 섭취자, 식당, 어류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콜레라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역학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연안 해수나 어패류가 콜레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당국이 그간 밝혀낸 건 경남 거제 방문자와 거주자인 두 환자가 국내에서 발견된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콜레라균에 동일하게 노출됐다는 사실뿐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소독 등 방역 활동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폭염이 한풀 꺾였다고 느슨하게 대응해선 안 된다.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자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도내 횟집들은 손님이 끊겨 울상이다. 이 상태가 길어지면 횟집이나 수산시장 상인들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주에서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어패류를 먹고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린 환자가 지난 24일 숨졌다. 콜레라와 맞물려 해산물 기피 현상이 생겨날 수도 있겠다. 당국이 검사와 방역에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메르스 사태의 교훈에 비춰 초동 대처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안은 다르지만 당국이 서울현대의원에서 발생한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의 원인을 찾지 못한 것도 늑장 대응 탓이다. 주사기 재사용 의심 신고를 받고도 무려 35일이나 지난 뒤에야 주삿바늘 등 환경검체를 수거했다니 할 말을 잃는다. 결국 당국은 환경검체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다시 미숙한 초기 대응으로 화를 키워선 안 된다. 당국은 콜레라 파문을 진정시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기 바란다.
[사설] 콜레라 환자 감염 경로 오리무중이라니
입력 2016-08-28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