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이 승리하면 취임하자마자 ‘1시간 이내에’ 불법이민자 중 범죄자를 추방하겠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는 그러나 범죄자가 아닌 사람에 대한 조치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유세를 갖고 “취임하면 1시간 이내에 불법이민자 중 범죄자들을 돌려보내겠다”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이민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체류 기한을 넘긴 경우를 비롯해 이민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지 않고 미국에 살고 있는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를 모두 추방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번복하거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다. 히스패닉 유권자를 의식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지지자들이 ‘핵심 공약 후퇴’라며 반발하자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이민정책 발표를 미루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가 디모인 유세에서 불법이민자 추방을 언급한 것은 자신의 공약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추방 대상을 범죄자로 국한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자신의 건강진단서가 새삼 화제다. 당시에는 별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트럼프가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건강을 문제 삼으면서 덩달아 검증 대상에 올랐다.
그의 건강진단서가 화제가 된 것은 여느 건강진단서와 달리 “트럼프가 당선되면 가장 건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주치의이자 위장병 전문가인 해럴드 본스타인 박사가 작성한 이 진단서는 ‘트럼프가 가장 건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 진단서는 본스타인이 트럼프에 대한 정밀검사 없이 5분 만에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스타인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단서를 찾으러 온 리무진 차량이 기다리는 사이 5분 만에 작성했다”고 털어놓았다.
본스타인은 그러나 당시 만 69세 트럼프의 건강을 진단하면서 심장박동수와 혈중 콜레스테롤 등 기본적인 건강 수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놀라울 정도로 탁월했다’는 식의 극히 주관적 표현을 남발했다.
트럼프는 또 미 프로농구(NBA) 스타 선수인 드웨인 웨이드의 사촌이 시카고에서 총격으로 피살당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고인에 대한 애도와 유족들에 대한 위로를 생략한 채 ‘흑인들은 나를 찍어야 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무례하다’는 비난을 샀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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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하면 1시간 내 이민 범죄자 추방”
입력 2016-08-28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