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미국 태양광발전소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30㎿급 태양광발전소 지분 인수를 통해서다. 한전은 태양광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선진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 美 태양광 시장 첫발
한전은 지난 2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칼라일 그룹의 태양광발전 자회사인 코젠트릭스 솔라 홀딩스와 콜로라도주 알라모사 카운티에 위치한 30㎿급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계약 체결식은 조환익 한전 사장과 댄 다니엘로 칼라일 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번 계약으로 한전은 1995년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 운영사업으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후 20여년 만에 세계 최대 선진 전력시장인 미국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2012년 완공된 알라모사 발전소는 1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30㎿ 규모의 발전소다. 한전은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으로 조성된 400억원 규모의 코파펀드(COPA Fund)와 함께 알라모사 발전소 지분 100%를 인수했다. 발전소 설비의 유지보수는 한전의 발전자회사에서 수행한다.
알라모사 발전소는 10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생산된 전력은 콜로라도 전력과 장기판매계약 방식을 통해 판매된다. 한전 측은 “사업 기간 26년 동안 2억3000만 달러(약 256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발전소 단지 내 유휴부지에 국내 기자재를 활용한 패널을 증설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면 150억원 수준의 수출 효과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서 한전은 칼라일 그룹 측과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북미지역 민자발전사업,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사업, ESS 등 에너지 신산업을 공동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한전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북미 전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현재 전 세계 22개국에서 화력, 원자력, 송배전, 신재생에너지, 자원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한전의 해외사업 매출은 4조9000억원으로, 2025년 해외 분야에서 전체 매출액의 20%인 20조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신산업 길 연다
한전은 국내에서도 에너지 신산업 확대를 위해 투자를 적극 늘려가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투자비를 단기간에 회수할 수 없는 에너지 신산업의 특성상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전은 최근 흑자 전환 등 경영이 호전됨에 따라 확보한 여력을 에너지 신산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송전·변전·배전 등 전력 공급·운영 사업 중심에서 에너지 활용 효율을 높이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사업인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 전기차 충전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또 본사가 이전한 전남 빛가람 혁신도시를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을 선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스마트그리드 분야 해외 수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두바이수전력청과 약 300만 달러(34억원) 규모의 ‘한전-두바이수전력청 간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이를 계기로 쿠웨이트, 괌, 에콰도르 등지에서 추가 사업도 추진 중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한전, 사상 첫 美 태양광발전소 사업 진출
입력 2016-08-28 18:31 수정 2016-08-29 0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