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제출한 자구안으로는 내년까지 최대 9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하다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밝혔다. 26일 산은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 실무진은 자구안을 검토한 결과 자율협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구조조정부문장)은 실무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자구안 중에서 실효성 있는 자금은 4000억원뿐”이라며 “나머지 1000억원은 채권단과 유상증자가 완료된 후에도 부족 자금이 발생하면 지원한다는 예비적 성격이어서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전날 제출한 자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정 부행장은 “한진해운의 부족 자금을 산출한 결과 용선료 협상과 채무 재조정 등이 모두 된다는 가정 하에서도 내년까지 1조∼1조3000억원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그룹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오는 30일 자율협약을 계속 이어갈지 결론을 내린다. 채권단 75% 이상이 자율협약 지속 및 신규 자금지원 안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건은 부결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가나
입력 2016-08-26 17:59 수정 2016-08-26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