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향해 “요즘 내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망상에 빠진 모양인데 계속 그런 꿈 꿔봐야 소용없다”고 일갈했다.
최근 트럼프는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기에 정신적·신체적 스태미나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클린턴의 건강 상태를 문제 삼았다. 친트럼프 성향 웹사이트에서는 클린턴이 부축받는 사진 등을 올려 건강 이상설을 퍼뜨리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은 “지난해 10월 내가 6개월 안에 죽을 것이라고 보도한 내셔널 인콰이어러(타블로이드 신문)를 복음처럼 받아들이면 이런 일이 생긴다”며 자신의 건강 이상설을 음모론으로 규정했다.
트럼프와 클린턴 모두 고령이어서 건강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1946년생으로 올해 70세인 트럼프는 당선될 경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8개월 차로 제치고 미국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한 살 적을 뿐이다.
두 후보 모두 지난해 간단한 의료 기록을 공개한 이후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공개한 위장병 전문의 소견을 보면 “검진 결과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다” “힘과 스태미나가 엄청나다”고 표현돼 있다. CNN 의학전문기자 산자이 굽타는 “과장의 정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이 공개한 기록에는 2012년 뇌진탕 증세와 혈전이 발견된 전력이 나와 있다. 다만 그의 주치의는 건강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고 밝혔다.
공화당 경선에 나섰던 의사 벤 카슨은 “트럼프와 클린턴 모두 노인”이라며 “둘 다 1∼2년 전 것이 아닌 최근 의료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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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69세 힐러리 건강 물고 늘어지는 70세 트럼프
입력 2016-08-26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