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변은 그가 주말마다 찾아와 머리를 식히곤 했던 곳이다.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지인인 서종면 가일미술관 강건국 관장은 “이 부회장은 술도 골프도 안 하고 오직 회사만을 생각한 사람으로 교회 장로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많이 애썼다”며 “그런 이 부회장이 회사 등 외부적 압박감에 평소 자주 찾던 이곳을 마지막 안식처로 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강 관장은 5∼6년 전부터 이 부회장과 친구 사이로 지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이 부회장은 거의 매주 주말에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아와 산책하며 쉬었다 갔다”며 “이곳에 소박한 집을 짓고 부인과 둘이 살고 싶어 해 1∼2년 전부터 주변 땅을 보러 다녔다”고 말했다. 특히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을 위해 단층으로 집을 짓겠다는 등 나름의 구체적인 계획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을 본 게 두 달 전이 마지막이라는 강 관장은 “이 부회장은 남에게 폐 끼치는 것도 싫어하기 때문에 내 아내가 음식을 준비하는 게 미안해 미술관 숙소에서 자고 간 적도 없다”며 “회사 얘기는 일절 안 했고 개인적인 얘기들만 나누고 갔는데 10일 전쯤부터 통화가 안 됐다”고 했다. 결국 이 부회장은 한동안 찾아오지 못한 양평을 다시 찾아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보기]
☞
☞
☞
☞
☞
양평=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왜 양평서?… 주말마다 와서 휴식 취한 곳
입력 2016-08-26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