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 수석이 검증한 장관 후보들 세밀히 점검해야

입력 2016-08-26 18:23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31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내달 1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첫날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의 전문성 결여와 아들의 ‘금수저 봉사활동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조윤선·김재수 후보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최근 44개월간 지출한 것으로 보이는 16억원의 용처가 불분명한 점, 자녀 박모씨의 YG엔터테인먼트·현대캐피탈 인턴 근무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세가가 5억원인 경기도 용인 93평 아파트에 1억9000만원 전세로 살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직을 고수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증한 후보자들이기 때문이다. 우 수석은 이미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검증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른 공직자도 아니고 음주운전 예방에 솔선수범해야 할 이 후보자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신분까지 은폐한 것은 경찰 총수의 자격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도 그는 보란 듯이 인사검증 과정을 통과하고 경찰청장에 취임했다.

우 수석을 정점으로 한 민정수석실이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했겠느냐고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받고 있었고,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라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우 수석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엄정한 잣대로 검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제 코가 석 자인데 타인의 공직 적합성과 자질, 도덕성과 청렴성 등을 면밀히 조사할 수 있었을까. 국회는 정쟁을 지양하고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우 수석이 검증한 후보들인 만큼 더욱 세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