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흥행을 노리고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규모 자본을 쏟아붓는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한 투자의 의미도 있지만 당장 돈벌이도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중국 자본이 투입된 작품들의 성적은 어떨까.
최근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태양의 후예’다. ‘태양의 후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NEW가 제작했는데, 중국 1위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인 화처미디어가 NEW의 2대 주주다. 화처미디어는 NEW에 53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자본이 투입되면서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던 ‘태양의 후예’는 철저히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중 동시 방송을 위해 사전제작을 했고, 중국 정부의 심의를 통과한 뒤에야 방송 시기가 확정될 수 있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30억원이 투입된 이 드라마는 방송 직후 약 5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NEW 주가도 50% 이상 뛰었다. 약 30개국에 수출되면서 추가 수익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대표적인 한류 성공 모델이 됐다. CJ E&M도 이후 화처미디어와 손을 잡았고, 최근 중국과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중 합작 영화도 늘고 있다. 한류 스타 이민호가 주연한 ‘바운티 헌터스’(사진)는 중국에서 363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정재가 출연한 ‘틱 톡’도 매출 115억원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두 작품 모두 성공작으로 꼽힌다.
이밖에 송승헌·유역비가 주연한 ‘제3의 사랑’, 손예진·진백림의 ‘나쁜 놈은 반드시 죽는다’, 지진희·진의함이 나오는 ‘연애의 발동: 상해 여자, 부산 남자’, 차태현·빅토리아가 주연한 ‘엽기적인 그녀2’ 등이 있다. 공통점은 역량이 뛰어난 한국 스태프가 참여하고 한류 스타와 중화권 유명 배우들의 조합으로 캐스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중국에서도 흥행이 미미했고, 국내에서는 누적 관객수 10만명을 넘긴 작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 모두를 사로잡을 만한 작품이 아니라면 중국 관객도, 한국 관객도 제대로 못 잡는 결과가 나온다.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문수정 권남영 기자
‘태양의 후예’ 500억 대박… 이민호 주연 ‘바운티 헌터스’도 363억 벌어
입력 2016-09-03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