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명이 목숨을 잃은 콜롬비아 내전이 발발 52년 만에 종식됐다. 2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쿠바 아바나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평화협정을 중재한 쿠바와 노르웨이 대표단은 성명을 통해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평화를 위한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지난 3년9개월간 이어진 논의 끝에 농지개혁과 마약 근절, 반군의 정치참여, 내전 중 일어난 범죄처리 등에 관한 이견을 좁혔다. 학살과 성폭행 등 반인권 범죄는 면책 범위에서 제외된다.
평화협정은 오는 10월 2일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전체 유권자 3300만명 중 13%에 해당하는 439만명이 찬성하면 최종 비준된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67.5%가 평화협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내전의 비극과 고통이 끝났다. 새로운 역사의 문을 함께 열어나가자”며 “국민투표는 자녀에게 안전한 국가를 만들어줄 유일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내전이 종식되면 투자 증가와 관광활성화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최대 1%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내전으로 상처를 입은 콜롬비아에 평화가 꽃필 수 있을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남미 최후의 반군 FARC는 1964년 창설 이후 정권 전복과 기득권 타파를 위해 무장투쟁을 벌였지만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납치와 마약에 손대며 비판을 받았다. FARC를 테러리스트로 보는 여론이 국민투표를 앞두고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콜롬비아 52년 만에 내전 종식… 평화협정 체결
입력 2016-08-25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