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으로 힘든데… 장사 접어야 하나”

입력 2016-08-25 18:32 수정 2016-08-25 20:56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콜레라까지 발생해 정말 죽을 맛입니다.”

경남 거제에서 두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남 남해안 지역 분위기가 침통에 빠졌다. 조선 경기로 가뜩이나 불경기 상황인데 자칫 콜레라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25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거제시에 사는 73세 여성의 가검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돼 최종 확진판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 13일 교회에서 주민들이 먹다 남긴 삼치회를 14일 점심때 해동해서 먹었다가 탈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첫 환자는 지난 7일 거제에서 점심에는 간장게장·양념게장을, 저녁에는 전복회·농어회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에는 통영에서 점심에 농어회를 먹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서둘러 상황유지반을 설치하고 24시간 콜레라 방역대책을 점검하는 등 방역활동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조선업 경기 불황에 폭염 속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어류 폐사와 적조 발생에 이어 콜레라까지 퍼질 조짐을 보이자 남해안 지역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거제 장승포 인근 횟집 사장 김모(47)씨는 “조선 경기 불황으로 장사에 타격을 입었는데 여름 휴가객을 상대로 근근이 이어가던 해산물 장사도 이제 접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대 활어 생산지역인 통영시도 인근 거제에서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는 발표에 관광객이 줄어들고 수산물 소비도 줄고 있는 양상이다.

활어회를 판매 중인 횟집들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아직 원인도 밝히지 못하면서 질병본부가 특정 지역과 수산물 종류를 발표해 매출 손실과 함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영수협의 한 중매인은 “우리를 죽이려는 뉴스로, 당장 수도권 및 전국 일대에서 각종 어류 주문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장난처럼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 줄 안다면 콜레라 원인을 밝힌 후에 발표했어야 했다”고 분노를 삼키지 못했다.

[관련기사 보기]



거제=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