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69) 부회장이 26일 검찰에 소환된다. 앞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핵심 측근인 황각규(62) 사장도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막바지를 향하면서 신 회장의 소환도 임박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특수4부·첨단범죄수사1부)은 이 부회장을 26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배임과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로 20년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룹에서 영향력이 막강하고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신임도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당시 ‘신동빈 체제’를 지지해 신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 부회장은 2007년부터 롯데그룹 운영 전반을 지휘하는 정책본부장을 맡아 정책본부 산하 운영실, 지원실, 비서실 등 핵심 7개 부서를 거느리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주요 현안은 모두 이 부회장에게 보고가 되고,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도 이 부회장이 빠짐없이 관여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계열사 간 부당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배임·횡령 혐의,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하도급 업체로부터 공사비의 일부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금 가운데 상당 규모가 정책본부에 건네졌을 것으로 보고 자금의 흐름을 쫓는 중이다. 이밖에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 롯데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에서도 비자금 조성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체 비자금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도 26년이나 신 회장을 보좌한 대표적 ‘가신’이다. 호남석유화학에서 근무하던 황 사장은 90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부임하면서 처음 만났다. 이후 95년 신 회장과 함께 그룹 정책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신 회장 곁을 지켜왔다.
황 사장은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롯데그룹의 각종 M&A를 주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검찰은 거액의 자금과 지분이 오가는 M&A를 실행하면서 황 사장이 롯데그룹 총수 일가와 대주주 일부에게 부당한 이득을 챙겨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해 왔다.
검찰은 지난달 초부터 신 회장과 이 부회장, 황 사장 등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들의 개인계좌를 추적하며 수상한 돈 흐름이 없는지 분석해 왔다(국민일보 7월 15일자 1·11면 참조). 지난 6월 10일 롯데그룹 비리의혹 공개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최근 “수사의 7부 능선을 넘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핵심 측근들에 이어 조만간 신 회장이 소환되고, 이르면 추석 이전에 롯데 수사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글=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롯데수사, 신동빈 회장만 남았다… 핵심 측근 황각규 이어 8월 26일 ‘2인자’ 이인원 소환
입력 2016-08-25 18:37